청년 외국인 증가하고, 국내 노동시장 재편 가속화

2025-12-26 13:00:01 게재

전체 인구 20명 중 이주배경인구 1명

1년새 5.2% 급증, 전체 증가율 웃돌아

우리나라가 ‘이주배경인구 5% 시대’에 들어섰다. 외국인과 귀화자, 이민자 2세를 포함한 이주배경인구는 전체 인구 20명 중 1명꼴로 늘었다.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인도 170만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 속도와 연령 구조를 감안하면 이주 인구는 더 이상 보조적 인력이 아니라 노동시장과 인구 구조 변화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주배경인구는 271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했다. 1년 새 증가율은 5.2%로, 전체 인구 증가율(0.1%)의 50배에 달한다. 특히 20·30대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80%를 웃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인구 구조와 뚜렷한 대비를 보이는 대목이다. 이주배경인구의 고령인구 비중은 5% 수준으로, 전체 인구에 비해 1/4 수준이다.

이주배경인구는 본인이나 부모 1명 이상이 외국 국적이거나 이를 보유했던 사람을 의미한다. 올해 처음 실시된 이번 조사는 기존 행정안전부 통계보다 범위를 확대해 사할린 동포, 북한이탈주민과 그 자녀 등을 포함했다.

이같은 구조적 차이는 단기적으로 노동력 공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제조업과 건설업, 농축산업, 돌봄·서비스업 등 내국인 기피 현상이 심화된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내국인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주 인구 유입은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외국인 체류·고용 통계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지난 5월 기준 만 15세 이상 국내 상주 외국인은 169만2000명으로, 코로나19 이후 3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취업자는 110만9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증가세는 유학생이 주도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는 1년 새 18% 이상 늘었다. 유학생 신분으로 취업한 인원은 70% 넘게 증가했다. 감소하는 내국인 청년층 노동자를 외국인 청년층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의 유학생 유치 정책에 더해 한국 문화와 교육에 대한 관심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노동시장 내 외국인의 위치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외국인 취업자의 다수는 비전문취업이나 단순·현장 노동에 집중돼 있다. 임금 수준도 낮은 편이다. 외국인 임금노동자 절반 이상은 월 200만~3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재해 노출 위험 역시 상대적으로 높다. 양적 확대와 질적 통합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책측면에서도 유입 확대 속도에 비해 정착과 통합 전략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거주 외국인과 이주배경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귀화자 수는 최근 수년간 5만명 안팎에서 정체돼 있다. 상당수 외국인이 장기간 체류하며 노동력으로 활용되고 있음에도, 사회 구성원으로의 완전한 편입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과 주거, 의료, 언어 지원 등 정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이 빠르게 늘면서 학교 현장의 다문화 교육과 지역 사회 통합을 둘러싼 갈등 가능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이주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은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초점이 ‘얼마나 더 들여올 것인가’에서 ‘어떻게 정착시키고 활용할 것인가’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학생의 경우 전공과 연계된 중간·전문직 일자리로 연결하는 경로를 마련하지 못하면 교육 성과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노동 분야도 숙련도 제고와 산업 안전 강화 없이는 구조적 취약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주배경인구 확대는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외국인과 이주배경인구를 임시 인력이 아닌 장기적인 ‘미래 인구’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단기 노동력 보완 수단에 머물게 할 것인지에 따라 향후 인구 구조 안정과 사회 통합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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