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뿌리면 1초 후 지혈 …군 전투원 생존성 높인다

2025-12-31 16:57:15 게재

스티브 박·전상용 교수 공동연구팀

과다출혈 차단 파우더 지혈제 개발

육군 소령 참여로 실전 적용성 강화

현역 육군 소령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상처 부위에 뿌리기만 하면 약 1초 이내에 출혈을 멈추는 파우더형 지혈제를 개발했다. 전투와 재난 상황에서 응급처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전투원 생존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와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공동 연구팀이 상처에 뿌리면 즉시 하이드로겔 장벽을 형성하는 차세대 파우더 지혈제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현역 육군 소령 연구자가 참여해 실제 전투 환경을 고려한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기존 패치형 지혈제는 평면 구조로 인해 깊고 불규칙한 상처에 적용하기 어렵고,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 보관과 운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상처에 적용할 수 있는 파우더형 지혈제 개발에 나섰다.

기존 파우더 지혈제가 혈액을 물리적으로 흡수해 장벽을 형성하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연구팀은 혈액 내 이온 반응을 활용해 지혈 속도와 밀폐력을 높였다. 새로 개발한 ‘AGCL 파우더’는 알지네이트와 겔란검, 키토산 등 생체적합 천연 소재를 결합한 구조로, 혈액 속 칼슘 등 양이온과 반응해 약 1초 만에 겔 상태로 변하며 상처를 밀봉한다.

AGCL 파우더는 자체 무게의 약 7배(725%)에 달하는 혈액을 흡수할 수 있으며, 40kPa 이상의 접착력을 유지해 고압·과다출혈 상황에서도 혈류 차단 효과를 보였다. 이는 기존 상용 지혈제보다 높은 밀폐 성능이다.

동물실험에서는 용혈률 3% 미만, 세포 생존율 99% 이상, 항균 효과 99.9%가 확인됐으며, 상처 회복과 혈관·콜라겐 재생 촉진 효과도 나타났다. 외과적 간 손상 수술 실험에서도 출혈량과 지혈 시간이 감소했고, 수술 2주 후 간 기능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전신 독성 평가에서도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 지혈제는 실온과 고습 환경에서도 2년간 성능이 유지돼 군 작전 현장이나 재난 지역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국방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지만, 재난 현장과 의료 취약 지역 등 응급의료 전반으로 활용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25 KAIST Q-Day 총장상과 2024 KAIST–KNDU 국방 학술대회 국방부 장관상을 받았다. 연구에 참여한 박규순 KAIST 박사과정생(육군 소령)은 “인명 손실을 줄이기 위한 현장 적용 가능 기술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규순 박사과정생과 손영주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025년 10월 28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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