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보완수사 속도

2026-01-02 13:00:05 게재

정원주 자택·김건희 특검 압수수색

공소시효 정지, 조직적 개입 규명 주력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강제수사를 이어가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이 기소되면서 한학자 총재 등 공범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공소시효가 정지돼 시간을 확보한 경찰은 조직적 개입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보완수사에 본격 착수한 모습이다.

2일 경찰에 따르면 특별전담수사팀은 지난해 12월 31일 한학자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원주씨 자택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김건희 특검 사무실을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로비 의혹과 관련한 자금 조성·전달 경로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하고, 기존 수사 기록의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2019년 초 여야 정치인들에게 불법적인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전날 검찰에 송치됐다. 다만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치권 인사들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치권 인사들의 인지 여부와 관여 수준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같은 날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서도 전 전 장관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 앞서 특검 압수수색 당시 확보하지 못한 수사 기록과 참고 자료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둘러싼 특검의 편파 수사 논란과는 별개 사안이다. 해당 사건은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된 상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이 연말 시점에도 강제수사를 이어간 배경에는 공소시효 문제가 있다. 전 전 장관에게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용될 경우 공소시효가 지난해 12월 31일 만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경찰은 금품 수수 시점과 전달 경로를 특정해야 정확한 공소시효 산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이를 뒷받침할 물증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통일교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병행되고 있다. 경찰은 통일교 산하단체 UPF 회장 등을 지낸 박 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씨는 통일교의 한일해저터널 관련 산하단체인 세계피스로드재단 이사장을 지낸 인물로,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된 이른바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에 240여차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가 송 전 회장과 함께 정치권 인사 접촉 과정에 관여했는지, 해당 접촉이 개인적 친분 차원이 아니라 조직적 로비의 일환이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통일교 계열 선문대 전 총장 황 모씨 등 교단 핵심 인사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송 전 회장 기소로 공소시효 부담이 해소된 만큼, 자금 흐름과 지시·보고 체계를 중심으로 보완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확보된 증거와 진술을 종합해 추가 입건이나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의 초점은 송 전 회장의 개인적 일탈을 넘어 통일교 조직 차원의 정치권 접촉과 자금 전달 구조가 실제로 있었는지에 맞춰져 있다. 경찰이 자금 흐름과 보고·지시 체계를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보완수사 결과에 따라 통일교 수뇌부는 물론 정치권을 둘러싼 로비 의혹의 범위와 실체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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