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속도전 가능한 이유는?
통상적 행정통합 경로와 달라
통합특별법 먼저 국회에 제출
주민투표 대신 지방의회 동의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 속도전이 가능한 이유는 통상적 경로와 달리 먼저 특별법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이런 속도라면 6.3지방선거 전에 ‘광주전남초광역특별자치도’의 공식 출범도 가능한 상황이다.
첫번째(1995~1998년)와 두번째(1999~2005년)는 전남도청이 광주 동구에서 무안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과정에서 청사소재지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무산됐고 세번째(2020~2023년)는 군 공항 등을 둘러싼 의견이 달라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없던 일이 됐다.
반면에 이번 통합 논의는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통상적 행정통합과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행정통합을 추진했던 모든 지자체는 민관통합추진위원회 구성→통합안 마련→주민투표 또는 지방의회 의견 수렴→특별법안 국회 제출 등의 경로를 밟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별법안 국회 제출이 먼저 이뤄졌다. 그리고 민관통합추진위원회 구성→입법 공청회→통합안 확정 등의 경로로 진행된다.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한 사람은 정준호 국회의원이다. 그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12월 24일 ‘광주·전남 5극 3특 행정통합법’을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통상적 경로와 다르기는 하지만 입법과정과 비슷하다”며 “입법과정은 법안을 먼저 발의하고 입법 공청회를 거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11월부터 특별법안을 준비했다”며 “특별법을 먼저 발의한 것은 ‘속도전’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1호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이미 발의된 특별법에는 특례 규정 등이 비워진 상태다. 특별법을 먼저 만들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과정에서 민관추진협의체가 설계한 특례규정 등을 반영한 위원회 안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특별법안 발의가 먼저 이뤄지면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속도가 붙긴 했지만 일부에서는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행정통합 찬반으로 여론몰이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역에서는 오는 9일 이재명 대통령과 지역 국회의원 간담회, 15일 특별법 입법 공청회가 끝나면 시·도의회 동의 절차를 밟아 행정통합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지난 6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간담회에서 “속도감 있는 추진도 중요하지만 행정통합의 실질 주체인 시·도민이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주민투표가 어렵다면 의회 동의 절차에 앞서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특별법 국회 처리 시한으로 제시된 오는 2월 28일까지 약 40일의 시간이 남은 만큼 광주권·서부권·동부권 등 권역별 숙의 과정을 추진한 뒤 시·도의회 의결 등 주민 동의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정준호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시·도민 10명 중 7명꼴로 통합에 긍정적이거나 찬성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통합청사 위치, 교육계 반대 등으로 발목이 잡히는 것은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