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일교 정치권 로비 구조 추적 확대
핵심 인물 소환·압수수색 속 수사
경찰, 검경합수본으로 사건 이첩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6일 공식 출범하면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가 본격적인 합동 수사 국면으로 전환됐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금품 전달 시인과 핵심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소환 조사 성과가 축적되면서, 수사 무게중심도 개별 의혹 규명에서 로비 구조 전반으로 옮겨가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전날 오후 천주평화연합(UPF) 조직교육국 간부 정 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UPF가 정치인 접촉 창구로 활용됐는지와 교단 차원의 로비 지시 여부, 금품 전달 관여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앞서 송광석 전 UPF 회장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2일에는 송 전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송 전 회장은 통일교 산하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과 피스로드재단 간부직을 맡으며 정치권 접촉을 담당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송 전 회장은 지난달 31일 2019년 무렵 통일교 관련 단체 자금 1300만원을 국회의원 11명의 후원회에 불법 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비서실장 등 공범으로 송치된 3명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수사의 또 다른 축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 변화다. 경찰은 전날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본부장을 세 번째로 접견 조사하며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이 경찰 수사에서 금품 전달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특검 조사 과정에서는 여야 정치인 접촉과 금품 전달을 진술했다가 이후 법정에서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도 로비 의혹을 부인했으나, 다시 금품 전달을 시인하는 취지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출범과 특검 발족 가능성을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수사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이 확보한 진술과 압수물 등 물적 증거가 진술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찰은 통일교 내부 실무자와 관련 인물들을 잇달아 조사하며 로비 전달 경로와 구조를 추적하고 있다. 7일에는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관련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고,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포렌식 작업도 이어갈 예정이다.
수사팀은 합수본 출범에 따라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을 이첩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합수본에 파견된 경찰 수사관 대다수가 기존 특별전담수사팀 소속인 만큼, 경찰 수사라인이 사실상 그대로 합수본 체제로 전환돼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