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고하 막론, 의혹 실체 규명”
김태훈 검·경합수본부장 “무거운 책임”
통일교·신천지 ‘정교유착’ 수사 잰걸음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를 이끌 김태훈 검·경 합동수사본부장이 8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좌고우면 없이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전 합수본 사무실이 차려질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첫 출근하면서 이같은 각오를 밝혔다.
그는 “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검찰과 경찰이 잘 협력해 국민들께서 원하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 “여든 야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을 물어야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생길 것”이라며 “특검만 기다릴 수 없으니 특수본을 만들거나 경찰과 검찰이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검찰과 경찰은 협의를 거쳐 지난 6일 47명 규모의 합수본을 구성했다.
부본부장에는 임상빈 대검 공공수사기획관(차장검사급)과 함영욱 전북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이 각각 임명됐다.
검찰에서는 김 본부장, 임 부본부장과 함께 김정환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과 이한울 창원지검 밀양지청장 등 부장검사 2명, 검사 6명, 수사관 15명 등 총 25명이 파견된다.
경찰에서는 함 부본부장과 총경 2명(임지환 용인서부서장, 박창환 경찰청 중수과장), 경정 이하 수사관 19명 등 총 22명이 투입된다.
검찰은 송치사건 등에 대한 수사 및 기소, 영장심사 및 법리검토를 맡고 경찰은 진행 중인 사건 수사와 영장 신청, 사건 송치를 담당한다. 영장 신청과 청구, 송치, 기소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만큼 신속한 수사가 기대된다.
합수본 수사는 통일교와 신천지, 두 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교는 교단 현안을 청탁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정치인들에게 위법하게 금품이나 뇌물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김건희 특검 수사 과정에서 통일교가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을 위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현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신천지는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신도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심을 받는다. 당시 경쟁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교단 압수수색을 막아준 보답으로 신천지가 신도 10만명 가량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당시 윤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통일교 의혹과 신천지 의혹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검토 중이며 수사단 준비가 아직 끝나지 않아 차차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합수본은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다. 김 본부장은 전날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와 면담하고 서울고검 사무실 운영상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부터는 인력배치와 사건 기록 이첩 등을 논의하면서 수사 개시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