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로비 의혹, 검경 합동수사 본격화
핵심 정치인·교단 실세 포렌식 착수
회유·은폐 의혹도 포함, 전방위 추적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6일 공식 출범하면서, 그간 경찰이 단독으로 진행해 온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가 전면적인 합동 수사 체제로 전환됐다. 합수본 가동을 앞두고 경찰은 핵심 정치인과 통일교 실세를 겨냥한 디지털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잇달아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전날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정원주 전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착수했다. 김 전 의원측 관계자와 변호인은 이날 오전 경찰청에 출석해 포렌식 절차를 참관했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 가평 천정궁에서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총선을 위해 사용하라”는 말과 함께 현금 3000만원이 든 상자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었던 점을 토대로, 통일교 숙원 사업으로 알려진 한일 해저터널 추진과의 연관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김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PC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통일교 관계자들과의 연락 내역과 금품 제공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8일에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휴대전화 포렌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통일교 내부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포렌식도 진행되고 있다. 정 전 실장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 관련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불법 정치자금이 공식 후원회 계좌가 아닌 한 총재 개인 자금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의 또 다른 축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 변화다. 경찰은 윤 전 본부장이 최근 조사에서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조사에서는 로비 의혹을 부인하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만큼, 진술 변화의 배경과 신빙성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교단 내부 실무자 조사를 병행하며 전 전 장관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을 받는 고가 시계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또 앞서 불가리코리아와 까르띠에코리아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판매 기록을 토대로 구입 자금 흐름을 확인 중이다.
한편 합수본은 사무실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이번 주까지는 경찰청사에서 기존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 수사 중인 사건 기록을 합수본에 넘겨 합동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