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악성 뇌종양, 발생 초기 단계 규명

2026-01-09 10:36:59 게재

정상 뇌조직 속 특정 세포에서 시작…재발 원인 해석 단서 제시

젊은 성인에게 비교적 흔하고 재발률이 높은 악성 뇌종양이 눈에 보이는 종양 덩어리가 형성되기 이전, 정상 뇌조직 속 특정 세포에서 이미 시작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종양 제거에 초점을 맞춰 온 기존 치료 방식이 재발을 완전히 막기 어려웠던 이유를 설명하는 연구로, 조기 진단과 재발 억제 치료 전략 마련의 단서를 제시했다.

KAIST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공동연구팀은 IDH 돌연변이 신경교종이 정상 뇌에 존재하는 교세포전구세포에서 기원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IDH 돌연변이 신경교종은 특정 유전자(IDH)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악성 뇌종양으로, 50세 이하 젊은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치료 이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종양 제거 수술을 통해 확보한 종양 조직뿐 아니라, 종양 주변의 겉보기에는 정상으로 보이는 대뇌피질 조직까지 함께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영상 검사로는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정상 뇌조직 안에 이미 IDH 돌연변이를 지닌 초기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뇌종양이 특정 시점에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 뇌 속에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암의 출발점으로 지목된 교세포전구세포는 정상적인 뇌에도 존재하는 미성숙 세포로, 뇌를 구성하는 여러 보조 세포로 분화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세포에 특정 유전자 변이가 생길 경우 시간이 지나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공간 전사체 분석과 동물 실험을 통해 이러한 종양 발생 과정도 재현했다.

이번 연구는 재발이 잦았던 이유가 치료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종양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초기 변이 세포가 치료 과정에서 남아 있었기 때문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같은 뇌암이라 하더라도 유형에 따라 발생 과정과 치료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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