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반도체 성능 저해 ‘숨은 결함’ 1000배 더 정밀하게 검출
광조사 홀 측정 확장…전자 트랩·전하 수송 특성 동시 분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반도체 내부 성능을 떨어뜨리는 ‘숨은 결함’을 기존보다 약 1000배 높은 민감도로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분석 기법을 개발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신병하 교수와 미국 IBM 티제이 왓슨 연구소 오키 구나완 박사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내부의 전자 트랩과 전하 수송 특성을 하나의 측정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반도체에는 전자를 붙잡아 이동을 방해하는 전자 트랩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누설 전류 증가와 성능 저하,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기존 분석 기법으로는 이러한 결함의 밀도와 특성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자의 이동 특성을 측정하는 기존 홀 측정에 빛과 온도 조건을 결합한 광조사 홀 측정 기법을 확장했다. 약한 빛을 조사하면 생성된 전자가 먼저 전자 트랩에 포획되고, 빛의 세기를 높이면 트랩이 채워지면서 자유 전자의 이동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이 변화를 분석해 전자 트랩의 양과 에너지 특성을 정량적으로 계산할 수 있었다.
이 기법은 한 번의 측정으로 전자의 이동 속도와 수명, 이동 거리뿐 아니라 전자 이동을 방해하는 트랩 특성까지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실리콘 반도체로 측정 정확성을 검증한 뒤,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방법으로는 검출이 어려웠던 극미량의 전자 트랩까지 확인했으며, 이는 기존 기술 대비 약 1000배 향상된 검출 민감도를 의미한다.
신병하 교수는 “반도체 내부의 전기 흐름과 이를 방해하는 요인을 하나의 측정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며 “메모리 반도체와 태양전지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자의 성능과 신뢰성 향상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사과정 김채연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월 1일자로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전하 분해 광조사 홀 효과를 이용한 전자 트랩 검출’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