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장동혁의 ‘말’, 장동혁의 ‘행보’

2026-01-12 13:00:01 게재

정치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한 국회의원은 기자에게 “정치인 말은 90%가 거짓이다. 10%만 믿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이 발신하는 ‘말’은 수사에 불과하고 결국 ‘행동’이 그의 본심을 보여준다는 뜻일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도 했다. 1년 하고도 한달이 지나서야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윤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표현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명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진의는 그의 행보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듯싶다.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고 한 장 대표는 기자회견 다음날 새로운 윤리위원장에 과거 김건희 여사 옹호 글을 쓰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했던 인사를 앉혔다. 특히 이번 인사는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둔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게 정치 연대도 펼쳐나가겠다”는 선언과 달리 행동은 정반대의 궤적을 그린 셈이다. 지방선거가 벌써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 전 대표는 물론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끌어안는 보수 대통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통합은커녕 배제의 정치를 보이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었다.

지난해 12월 초 장 대표는 “과거와 절연하라”는 당 안팎의 요구에 대해 “제가 계획했던 타임라인과 스케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보여주는 행보는 국민이 바라는 변화의 시계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는 모습이다. ‘치국평천하’는커녕 ‘수신제가’도 못 한 채 집안싸움에 골몰하고, 끊어내야 할 구태세력과는 밀착하며, 정작 손 잡아야 할 개혁세력은 밀어내고 있다.

장 대표가 진정으로 오는 6월 지방선거 승리를 바란다면 잘못된 유산과 결별하고 무너진 보수의 가치를 다시 세우라는 국민들의 바람에 응답해야 한다.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가 공언한 지방선거 승리는 허망한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민은 이제 장 대표의 입이 아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그가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을 통해 그의 말이 진정성 있는 약속이었는지 아니면 눈 앞의 위기를 넘기기 위한 수사에 불과했는지 가려질 것이다.

박소원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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