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산업, 간접 지원에서 직접 지원으로 전환해야”
KDB미래전략연구소 “국부펀드 활용, 공급망 안정화 구축”
제약바이오와 함께 ‘정책금융 지원’ 육성 산업으로 제시
한국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이차전지 산업과 제약바이오 산업을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육성해야 할 주요 산업으로 꼽았다.
12일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산은조사월보(12월)는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활용방안 및 주요 산업 육성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차전지·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2020년 이후 전기차 보급을 시작으로 로봇, 드론, 우주산업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핵심 동력원인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차전지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자율주행,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전방산업으로 확장성이 높아 국가 미래산업 기반으로서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 초기의 성장 단계에서는 세제, 정책금융 등 간접 지원이 적합하나,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직접 지원 중심의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국부펀드와 보조금 등을 활용해 이차전지 산업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민간 기업의 단독 투자가 어려운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국부펀드 활용으로 산업 경쟁력 확보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핵심원자재법과 EU 이차전지법을 마련해 유럽투자은행(EIB)이 투자에 나섰으며, 국가별로 공공펀드를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셀 기업에는 자금지원, 정부출연기관과의 공동개발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초격차 기술 확보를 지원하고, 소재 및 장비 중소·중견 기업에는 생산설비·장비 구축 중심의 직접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 등 응용 산업 전반에 걸친 인프라 및 제도 개선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 설계, 충전 인프라 고도화 등을 제언했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산업은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실현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산업으로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정책 마련과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이차전지 산업 특별법은 거버넌스 및 정책 기반 강화, 이차전지 산업망 강화 법제화, 인력 지원·양성 및 기술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설계해 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 핵심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시간 규제 특례 적용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산업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2024년 1조6000억달러에서 2030년 2조3000억달러로 연평균 6.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저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있으며, 보건 안보를 위한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2024년 기준 한국의 신약 파이프라인 수는 세계 3위 수준이며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은 세계 6위로 우수한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했다”며 “연구개발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제약바이오 산업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입해야 할 비용이 약 84억달러(약 11조원)로 추산되기 때문에 민관 R&D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자금 회수 수단이 제한적인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투자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규 투자모델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며 “초기 연구·전임상 단계 비중이 높은 국내 파이프라인 특성을 반영한 기초 연구 성과의 신약개발 연계 및 창업스케일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제약바이오 산업 후발 국가로서 혁신 가속화를 위해 개발허가 절차에 대한 선제적 규제 개선,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연구 활용 확대를 위한 규제 정비,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목표로 정부 차원의 글로벌 진출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기석 서울대 교수, 이상원 성균관대 교수와 진행한 공동연구 결과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