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쿠팡페이·쿠팡파이낸셜 검사 착수
쿠팡페이 점검 한달 만에 검사 전환
쿠팡파이낸셜, 고금리 대출구조 집중
금융감독원이 12일 쿠팡 자회사인 쿠팡페이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15일에는 쿠팡파이낸셜에 대한 검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쿠팡의 금융 관련 자회사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3일부터 진행해온 쿠팡페이에 대한 현장점검을 이날 검사로 전환했다. 금감원은 현장점검 과정에서 여러 의혹들을 추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구체적인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검사로 전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자료가 제출되기는 했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어서 검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자료를 제출받으려고 전환했다”고 밝혔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쿠팡페이는 금감원의 검사 대상이며 검사나 자료 제출 등을 거부·방해·기피할 경우 제재 대상이다.
금감원은 현장점검에서 쿠팡페이의 결제정보 유출과 관련한 혐의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로 전환해서 관련 부분을 더 확인하겠지만 유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쿠팡과 쿠팡페이가 한 몸이었다가 분리된 만큼 상호 전달한 정보들의 범위와 내용이 신용정보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법규에 위반되는 게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쿠팡파이낸셜에 대해서는 쿠팡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 논란과 관련한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쿠팡파이낸셜이 쿠팡 입점업체에 적용하고 있는 대출 금리는 다른 유사 금융 대출상품에 비해 금리가 크게 높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쿠팡파이낸셜 판매자 성장 대출 상품 판매 규모’에 따르면 판매자를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을 대출해주는 해당 상품은 연 최대 18.9%의 금리를 적용하는 구조다.
월별 적용 금리를 보면 지난해 7월 14.0%, 8월 13.6%, 9월 13.8%, 10월 14.0%, 11월 14.3%, 12월 14.3%로 매월 평균 금리가 증가했다. 7~12월 전체 평균 금리는 14.1%였다.
경쟁업체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비교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기관과 제휴계약 등을 통해 네이버 플랫폼 입점 사업자인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위한 전용대출상품 3개를 운영 중이다. 미래에셋캐피탈 대출상품의 경우 지난해 연간 평균 금리가 12.4%(최대 16.0~최저 8.7%), 우리은행 대출상품은 연 6.89%(최대 7.91~ 최저 5.92%), IBK 기업은행 3.94%(최대 4.77~ 최저 3.25%)다.
쿠팡파이낸셜이 해당 대출상품을 출시한 지난해 7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총 대출금액은 181억7400만원(1958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취급의 적정성과 대출을 취급하면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사항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높게 책정돼 있는데 대출금리 산정 체계에 따라서 자금원가, 신용원가, 업무원가 등을 적정하게 산정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상품의 구조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쿠팡파이낸셜은 입점 업체의 정산금 채권을 사실상 상환 재원으로 묶어두고 있다. 형태상 담보대출에 가깝지만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쿠팡 매출의 일정 비율(5~15%)을 판매자의 쿠팡 정산일에 맞춰 대출 원리금으로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인지 여부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금감원은 2주간 검사를 진행한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검사 결과는 입점 업체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다른 플랫폼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