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엔알시스템, 28억원 규모 원전 해체 로봇 수주
중수로 해체 실증 본계약 체결로 기술력 입증
세계 최초 사전 단계 참여…해체 시장 진출 가속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대표 김명한)이 원전 해체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영구정지 원전 해체기술을 총괄 관리하는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KRID·원복연)과 원전 해체 실증사업 참여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중수로(PHWR)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제작’ 사업으로, 계약 금액은 약 28억원 규모다. 이는 케이엔알시스템의 평균 분기 매출을 웃도는 수준으로, 오는 8월 초까지 완료 예정인 7개월 단기 프로젝트다. 회사는 해당 사업을 통해 실매출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복연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영구정지 이후 원전 해체 기술의 자립과 안전한 해체 작업 지원, 해외 원전 해체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기반 마련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이다.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원전 해체 핵심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이 공급하는 원전 해체 로봇 플랫폼은 원전 핵심 구조물인 칼란드리아(밀폐형 원자로 용기)와 내부 부속물을 원격으로 해체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구성은 △원자로 내부 미세 구조물을 정밀 절단·인출하는 수평해체시스템 △고하중 양팔로봇을 활용한 대형 구조물 원격 해체 및 방사성 폐기물 이송용 수직해체시스템 △중량물 인양시스템 △칼란드리아 외곽 대형 구조물 해체를 위한 Vault 구조물 해체시스템 등 4개 체계로 이뤄졌다.
핵심 경쟁력은 고출력 유압로봇 기술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이 자체 개발한 유압 로봇팔은 최대 400kg의 가반 하중을 갖췄다. 또 인체 접근이 불가능한 피폭선량 100만mSv 수준의 초고준위 방사선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수심 20m 이상의 수중 환경에서도 정밀 제어가 가능하며, 방폭 인증을 확보해 방사성 폐기물 처리 안정성도 강화했다.
이번 플랫폼에는 스마트 유압 제어 기술과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이 적용된다. 고온·분진·진동·습기 등 극한 환경에서도 해체와 절단 공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방진·방수·내열·내진·내방사능 설계가 반영됐다.
원전 해체는 △영구정지 △해체계획 승인 △비관리구역 해체 △사용후핵연료 반출 △방사성 계통·구조물 철거 △부지 복원 순으로 진행된다. 고리1호기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반출과 방사성 물질 제거를 위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수로 해체 실증 사업이라는 점이다. 중수로는 경수로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방사능 오염도가 높아 해체 난도가 크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중수로 해체 사전 단계에 참여하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경수로 해체 사업 입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중수로 해체 실증사업 참여는 회사의 기술력을 검증받는 중요한 계기”라며 “그간 기술력에 비해 부족했던 실적 가시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 기업이자 AI 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심해 작업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 등 극한 환경용 로봇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왔다. 최근에는 기존 대비 성능을 강화한 다목적 유압 로봇팔과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라인업을 완성하며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