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사로 채웠다’ 달라진 신년 인사회

2026-01-13 13:00:20 게재

서울 자치구, 정치인 중심 행사 바꿔

창작 뮤지컬에 어린이·초등생 무대도

“추운날 청년들이 반팔을 입고 펄쩍펄쩍 뛰는데 붉은 말의 해답게 정말 역동적이었어요. 초반부 영상에서 느꼈던 속도와 에너지가 내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확 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봉구청 2층 선인봉홀. 2시간여에 걸친 행사 말미에 도봉구청 브레이킹팀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2023년 전국 최초로 브레이킹 전문 실업팀으로 출발해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팀이다.

청년 5명이 현란한 조명과 쿵쾅거리는 음악에 맞춰 춤을 선보이자 객석에서 ‘물개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고 ‘둠칫둠칫’ 몸을 움직이며 영상과 사진에 담느라 분주했다. 방학동 주민 이남숙(57)씨는 “새해 복이 많이 들어오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도봉구 신년인사회에서 구청 브레이킹 실업팀 선수들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도봉구 제공

13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정치인들의 줄 인사’로만 채워지던 신년인사회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구립 합창단이나 합주단 노래와 연주 외에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예술공연을 더해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도봉구에 앞서 지난 6일 열린 영등포구 신년인사회에는 2035년에서 온 주민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간 구에서 강조해 온 ‘영등포 대전환’을 7분에 걸친 창작 뮤지컬에 담은 ‘미래에서 온 편지’다. 과학도시 문화도시 경제도시 정원도시로 성장한 미래 영등포구를 대표해 교수와 시민정원사 문화박사 등이 대전환을 가져온 2026년 주민들을 찾아와 감사를 전한다는 설정이다.

이날 인사회를 마무리하는 축하공연도 ‘응답하라! 젊은 영등포’를 주제로 준비했다. 청년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다져진 청년밴드 ‘수은중독’이 ‘여행을 떠나요 젊은 영등포로’ 등을 불렀다.

영등포구와 마찬가지로 지난 6일 신년인사회를 연 종로구는 주민들이 준비한 문화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올해 아동친화도시 상위인증 갱신을 노리는 만큼 미래세대가 주요 무대를 꾸몄다.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학교인 서울예술고 합주단이 영화 음악으로 문을 열었고 ‘작은학교 통합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동초 운현초 재동초 학생들이 ‘웃다리 사물놀이’로 새해 출발을 축하했다.

서일문화예술고 뮤지컬연기과 학생들 무대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구는 “특히 초등생 공연은 정문헌 구청장이 제안해 성사됐고 색다른 공연을 기획하던 중 지역에 뮤지컬 연기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고 무대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중랑구 주민들은 시니어합창단과 함께 ‘중랑의 노래’를 부르며 지난 9일 신년인사회를 마무리했다. 참석자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봉화산 불을 올려 나라 지키고/망우고개 초록 바람 시름 잊고 쉬던 곳…까치 날고 배꽃 피는 중랑 중랑이라네”를 합창했다. 지난해 신년인사회를 비롯해 직원 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르는 노래다. ‘나의 자랑 우리 중랑’이라는 구호처럼 중랑구만의 특별함을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다.

지난 8일 성동구 신년인사회에서는 금옥어린이집 원생들이 ‘소고춤’ 등을 선보인데 이어 정원오 구청장과 함께 주민들에게 큰절을 했다. 정 구청장이 ‘더 도약할 성동구 미래’를 상징하는 꿈나무와 함께 지난 12년간 지역 변화와 발전을 함께 이룬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취지로 준비했다.

서대문구는 오는 15일 신년인사회와 더불어 아예 신년음악회를 연다. 민선 8기 들어 구와 손발을 맞춰오고 있는 ‘함신익과 심포니송’이 바이올린 연주자 송지원, 서대문구립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1시간에 걸쳐 다양한 음악과 노래를 들려준다. 이성헌 구청장은 “인사와 덕담도 좋지만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며 “주민들과 함께 행복한 새해를 열자는 의미에서 음악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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