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없는 게시판만 골랐다”

2026-01-15 13:00:01 게재

경찰, 10대 ‘스와팅’ 협박범 검거

본인 인증 절차가 없는 인터넷 게시판만 골라 폭파 협박 글을 올린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공중협박 혐의로 A군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군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분당 KT사옥과 강남역, 부산역, 천안아산역, SBS·MBC 등 6곳을 상대로 폭파 협박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지난 5일 KT 휴대전화 개통 상담 게시판에 “분당 KT사옥에 폭탄을 설치했고 오후 9시에 폭파하겠다. 100억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칼부림하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글에는 ‘김○○’이라는 명의와 해당 명의의 계좌번호도 함께 적혔다.

이후 A군은 강남역과 부산역, 천안아산역, 방송국 등을 상대로 협박을 이어갔다. 협박 글에는 “KTX 승무원이 물을 주지 않는다”, “편파 방송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폭파하겠다”는 등 구체성이 없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별도의 본인 인증 없이 글을 쓸 수 있는 게시판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신원 추적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범행은 허위 신고로 공권력을 출동시키는 이른바 ‘스와팅’ 범죄에 해당한다. A군은 메신저 앱 디스코드에서 갈등을 겪은 상대를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명의를 도용해 협박 글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근 디스코드를 중심으로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스와팅 범죄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여행 경비를 마련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실제로 금전을 받은 사례는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롯데월드와 동대구역, 수원역, 운정중앙역, 모 중학교 등을 상대로도 추가 협박을 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범행 경위와 추가 범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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