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지우고 다시 쓰는’ 종이 기반 액체금속 회로 기술
역 패터닝 방식으로 미세 회로 구현…상용 도구로 수정·재작성 가능
명지대학교 연구진이 종이 위에 전자회로를 제작하고 필요에 따라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액체금속 기반 회로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명지대 기계공학과 정상국 교수 연구팀은 종이 표면에 액체금속을 코팅한 뒤 불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역 패터닝(Inverse Patterning)’ 방식을 적용해, 복잡한 공정 장비 없이도 전자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명지대 화학공학과와 미국 베일러대, 육군3사관학교와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웨어러블 기기와 접을 수 있는 센서 등 유연 전자장치 수요가 늘면서 종이를 기판으로 활용한 전자장치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종이는 저비용이고 가공이 쉽지만, 기존 전도성 잉크는 공정 조건이 까다롭거나 전도성이 낮아 정교한 회로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갈륨 기반 액체금속은 높은 전도성과 유연성을 갖춘 대안으로 평가돼 왔으나, 표면 산화막과 높은 점착성으로 인해 미세 패터닝에는 전용 장비나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다. 정상국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 장비 없이 상용 도구만으로 회로를 제작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방식은 종이 위에 액체금속을 얇은 필름 형태로 먼저 코팅한 뒤, 에탄올 기반 리무버 펜으로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해 회로를 형성하는 구조다. 기존처럼 선을 ‘그리는’ 방식이 아니라, 불필요한 부분을 ‘지우는’ 방식으로 패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 방식은 회로 설계 변경이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제거된 부분을 다시 액체금속으로 채워 연결을 복구할 수 있어, 회로를 반복적으로 수정하고 재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리무버 펜을 상용 커팅 장비에 장착해 자동화된 정밀 패터닝도 구현해, 미세 회로 제작 가능성도 확인했다.
정상국 교수는 “종이 전자회로를 만들기 쉽고, 고치기도 쉬운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교육용 전자 실습, 빠른 시제품 제작, 저비용 유연 전자소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연구비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Applied Electronic Materials’에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연구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