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후위기 ‘사기’라더니 … 온난화로 가치 오른 그린란드 탐해

2026-01-19 13:00:16 게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일관되게 “사기”라고 주장했다. 지구온난화를 과장된 위협으로 치부하며 기후협약에서 탈퇴하고 관련 예산까지 삭감했다. 그랬던 트럼프가 2019년 돌연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이 사겠다고 제안했다. 그가 탐낸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는 기후위기로 인해 높아지고 있었다는 사실로 인해 심각한 자기모순을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북극이 전 세계 평균보다 약 4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수천 년간 얼어붙어 있던 지역의 해빙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이아몬드, 리튬, 구리 등 미개발 천연자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북극 항로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그린란드는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있다. 숨겨져 있던 자원과 새로운 해상 항로는 경제적·군사적 관점에서 모두 큰 기회로 간주된다.

셰리 굿맨 전 미국 국방부 환경안보 담당 차관은 WP에 “해빙이 줄어들며 트럼프가 그린란드에서 추구한 경제 개발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이 지역을 통해 북극 주도권을 확보하려 했다. 이런 구상은 전적으로 기후위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었다.

실제로 2023년 중국의 한 컨테이너선이 북극 항로를 이용해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 약 20일 이상 빠르게 유럽에 도착한 사례가 있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마이쿠트는 “북극이 적어도 계절적으로 해빙에서 자유로워질 경우 경제와 안보 경쟁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무대가 형성된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 모든 변화의 원인인 기후위기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얻으려 한 자원과 전략적 기회는 기후변화라는 ‘사실’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원인은 외면하면서 결과물만 취하려 했다.

스스로 부정했던 기후위기의 현실 위에서 이익만 추구한 트럼프의 자기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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