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단체 “쿠팡, 로비로 진실 덮지 말라”

2026-01-20 13:00:22 게재

한미 갈등 유발 경고·책임 이행 촉구

로저스 대표 3차 소환 통보, 해외 체류

미주 한인 유권자 단체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쿠팡을 향해 “정치적 로비로 진실을 덮거나 한미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고 공개 경고했다. 미국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된 ‘쿠팡 차별론’과 맞물려, 쿠팡의 해외 로비와 책임 회피 논란이 국제 이슈로 번지는 양상이다.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쿠팡은 미 의회 청문회와 정치적 로비를 활용해 사안의 본질을 흐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의 정확한 범위와 책임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사의 이익을 위해 한미 간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APAC은 특히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을 직접 거론하며 “미주 및 해외 동포 기업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가 보유하고 있으며, 의결권의 70% 이상을 김 의장이 갖고 있다.

이 단체는 또 △개인정보 유출 범위와 경과의 전면 공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보상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 보장 △배달 파트너와 자영업자에 대한 공정 거래 보장을 요구했다. KAPAC은 “미주 동포 사회는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며 미국 사회와 의회에 사실관계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해외 비판은 국내 수사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9일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에게 3차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를 마친 직후 출국한 뒤 두 차례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된 점을 들어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법무부에는 입국 시 통보 조치가 요청된 상태지만, 아직 입국 통보는 이뤄지지 않았다. 쿠팡측은 그동안 “예정된 출장”이라며 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해 왔으나, 경찰은 공식적인 불출석 사유서는 제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주 한인단체의 공개 성명과 핵심 경영진의 소환 불응 상황이 겹치면서, 쿠팡의 위기 대응 방식이 국내를 넘어 국제적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책임 규명과 수사 협조, 피해자·노동자·입점업체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논란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세풍 기자·연합뉴스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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