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조종사 불만 분출 하나
경찰 ‘김포공항서 자폭’ 협박 글 수사
내부 해소 실패에 조직관리 과제 등장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과 관련한 협박성 게시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치안 사안으로 분리해 대응하는 가운데, 통합을 앞둔 조직 내부의 긴장감이 드러난 사례로 보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0일 경찰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김포공항 좌표를 찍고 자살·자폭을 암시하는 글이 게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김포공항경찰대와 관할 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으며,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도 범정부 테러방지 체계에 따라 관련 내용이 공유됐다. 현재까지 항공기 출·도착 지연 등 운영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고,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위협 행위로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동시에 통합 과정에서 쌓여 온 내부 갈등이 외부로 드러난 계기라는 시각도 나온다. 통합 이후 현장의 불만이 내부 소통 과정에서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통합이 본격화된 이후 조종사 직군을 중심으로 인사·보직 재편과 조직 문화 변화에 대한 불만이 이어져 왔다. 사측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현장에서는 직무 재배치와 의사결정 구조 변화로 고용 안정성에 대한 체감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종사들은 안전에 대한 책임은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인사 운영이 한쪽 회사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부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기장·부기장 배치와 향후 승진 체계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운항·안전 기준을 둘러싼 업무 방식 차이 역시 현장의 긴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출신 회사와 관계없는 공정한 인사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조종사 배치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안전과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 현장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합 과정에서 갈등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불신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