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자치단체 ‘명칭’ 논란

2026-01-21 13:00:24 게재

전남광주특별시 등 제안

헤게모니 싸움될까 우려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관한 주민공청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통합자치단체의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현재 양 지자체는 통합 특별법에 자치단체 명칭을 ‘광주전남특별시’로 하고 그 아래에 5개 자치구와 22개 전남 시·군을 두는 체제에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주민공청회와 시·도의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해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영암 주민공청회에서 전남 주민들은 ‘광주의 명칭이 전남 앞으로 가면서 인구와 인프라에서 앞선 광주시에 전남도가 흡수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한 주민은 “광주 중심으로 통합이 추진된다는 얘기가 들려 통합 과정에서 작은 지역과 농민이 희생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남도의회도 같은 날 통합자치단체의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로 하자’고 제안했다.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은 “전라도의 역사성과 전남 광주 통합의 균형을 고려할 때 명칭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광주지역에서는 ‘광주’라는 단일행정체계가 사라지는 것을 가장 걱정한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광주전남특별시’가 되면 특별시 아래에 기초지자체인 5개 자치구만 남고 ‘광주’라는 정체성은 사라진다며 ‘특별도’로 하고 그 아래에 광주특례시를 두자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로 그 아래에 자치구를 둘 수 없다. 따라서 특례시로 하려면 현행 자치구를 행정구로 바꾸면 되지만, 5개 자치구의 반발 때문에 행정통합이 어려워진다는 점이 문제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현재 특례시 5곳과의 형평성 등 전국 지자체의 이해가 얽혀있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특별시로 하는 이유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기존 제주·강원·전북 특별도와 차별화 된 파격적 특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자칫 통합과정에서 광주와 전남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통합 특별법에 통과 이후에 명칭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유예 조항을 둔 상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논란이 커지자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지금은 정부로부터 자치분권 권한 담합해서 더 요구받고 특례에 넣을 것이냐에 집중해야 한다”며 “명칭, 주사무소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시지부는 20일 광주시 공무원 958명 가운데 ‘시도특별법 추진을 통한 통합’에 772명(80.6%)이 반대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밝혀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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