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보과 부활에 커지는 경계심
참여연대 “민간사찰·정치개입 위험, 통제 장치부터”
일선 경찰서 정보과가 약 2년 만에 다시 설치되면서 경찰 권한 비대화와 민주적 통제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국가범죄 대응과 현장 치안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지역 단위 정보활동이 재가동될 경우 과거 민간인 사찰과 정치 개입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20일 성명을 내고 “216개 경찰서 정보과 재설치는 저인망식 정보수집으로 민간인 사찰과 정치 개입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경찰이 광역 단위 정보체계를 해체하고 지역 단위 정보활동을 강화하면서 정보경찰 1424명을 일선에 배치하는 것은 사실상 전국 단위 정보 조직을 전면 가동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찰은 전국 198개 일선 경찰서에 정보과를 재설치하고, 시·도경찰청 소속 광역정보팀 81개를 해체·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전체 정보경찰 인력의 절반가량이 지역 정보 담당으로 이동한다. 경찰은 ‘캄보디아 사태’ 등을 계기로 초국가범죄 대응과 범죄 전 단계 첩보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민사회는 과거 전례를 근거로 반발한다. 정보경찰은 ‘치안정보’ 명목으로 집회·노동조합·시민단체 동향을 광범위하게 수집해 사찰 논란의 중심에 섰고, 박근혜정부 시기에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보경찰을 동원한 선거 개입 문건이 드러나 관련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우려는 정부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정보경찰 조직 개편을 언급하며 “민간인 사찰 등 과거 우려가 없도록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민생 범죄 예방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경찰 권한 확대 속도에 비해 통제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경찰은 내년도 예산 14조2621억원을 확보했고, 신임 순경 채용도 4800명에서 64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참여연대는 국가경찰위원회가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정보과 부활은 권한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경찰청에 재설치 중단과 통제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