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사건, 정보기관·특정단체 연루 수사
군·경 TF, 대학·업체 압수수색 … 자금 흐름 등 추적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 주장과 관련해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민간인 피의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의 초점은 무인기 북침이 개인의 일탈 행위인지, 아니면 국군정보사령부 등 국가기관과 특정 민간 세력이 결합한 조직적 행위인지를 규명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
군·경 TF는 21일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 민간인 3명의 주거지와 사무실, 대학 연구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무인기 제작자로 지목된 장 모씨와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보냈다고 주장한 30대 대학원생 오 모씨 그리고 이들이 설립한 무인기 제작 업체에서 ‘대북 전담 이사’ 직함으로 활동한 인물이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까지 적용 혐의는 항공안전법 위반이다.
수사팀은 특히 국군정보사령부와의 연관 가능성을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오씨가 운영해 온 북한 동향·국제 정세 관련 인터넷 매체 2곳이 정보사 영관급 인사로부터 약 1000만원 상당의 활동비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해당 매체들은 정보사의 공작 활동을 위한 ‘위장 매체’로 활용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의혹이 불거진 직후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수사팀은 이 자금이 언론 활동 지원에 그쳤는지, 무인기 제작과 운용, 업체 운영 과정에까지 흘러들어갔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무인기 북침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보사 자금과 민간 기술 인력이 결합한 공작 활동이었는지 여부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사 대상자들이 활동했던 서울의 한 사립대도 주요 수사 거점이다. 장씨와 오씨는 해당 대학 공대 선후배로, 학교 지원을 받아 무인기 제작 업체를 창업했다. 군·경은 대학 내 연구실과 학생회관 등을 압수수색하며, 이 공간에서 북한으로 보낼 무인기를 개조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들의 과거 행적도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장씨와 오씨는 보수 성향 단체에서 함께 활동했고, 윤석열정부 시기 대통령실 인근 부서에서 비슷한 시기 근무한 이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 TF는 특정 단체가 무인기 사건의 배후에 존재했는지, 정치적 목적이나 대북 공작과의 연계성도 살펴보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