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의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정보공개 10건 중 2건뿐”

2026-01-23 13:00:05 게재

“조사 결과·소통 모두 미흡”

비공개 결정 타당성 논란

12.29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정보 공개가 지나치게 제한됐다는 지적이 국정조사 과정에서 나왔다. 사고 조사를 맡은 항철위가 유가족과 관계 기관의 정보 공개 요청 10건 가운데 2건만 공개했고, 항철위원장의 공식 외부 소통도 1차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여객기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정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공개한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유가족과 경찰, 조종사노동조합연맹은 2024년 12월 29일 참사 이후 2026년 1월 15일까지 모두 10차례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항철위가 실제로 공개한 자료는 ‘유가족 설명회 자료(11차·2025년 9월 2일)’ 관련 2건뿐이었다.

요청 주체별로 보면 유가족이 5회, 경찰이 4회, 조종사노동조합연맹이 1회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항철위는 나머지 8건에 대해서는 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대상에는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비행자료기록장치(FDR), 교신 기록과 항적 기록, 엔진 분해 정밀조사 결과 보고서가 포함됐다. 또 사고 조사 브리핑 자료와 태국공항 영상 자료, CVR 내용 공개 경위에 대한 질의, 무안공항 건설공사와 개량사업 관련 서류 일체도 공개되지 않았다.

항철위는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경우 조사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CVR와 FDR, 교신·항적 기록은 국제 기준에 따라 원자료 공개에 신중해야 하며, 일부 자료는 최종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단계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정조사에 제출된 자료 역시 국회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일반적인 정보 공개 청구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정조사특위와 전문가들은 비공개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지적한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법과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비공개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조사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사고 원인 판단의 근거와 사실관계를 폭넓게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는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내외 다른 항공사고 사례에서도 CVR·FDR 원문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교신 내용의 요지와 분석 결과, 판단 근거는 중간 보고서나 최종 보고서를 통해 단계적으로 공개해 왔다는 점이 함께 제기됐다.

국정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자료가 국회에는 제출됐지만, 유가족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점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공정성을 이유로 한 비공개 논리가 국회 제출 단계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보 접근의 형평성과 설명 책임이 충분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항철위원장의 외부 소통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참사 이후 유가족과 언론을 상대로 한 공식 일정 가운데 항철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2025년 7월 19일 무안공항에서 열린 ‘유가족 전체 엔진 정밀조사 결과 설명회’ 한차례에 그쳤다. 사고 조사 책임자의 소통 부족이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 의원은 “항철위가 그동안 정보 공개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며 “개인정보나 국가기밀도 아닌 자료를, 국정조사에서까지 제출했음에도 유가족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조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항철위원장이 외부 소통 자리에 한 번만 참석한 것도 문제”라며 “국정조사를 계기로 항철위가 조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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