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팀, 팬데믹·대마 합법화가 약물사용장애 확산에 미친 영향 규명
204개국 장기 추적 분석 … ‘네이처 메디슨’ 게재
코로나19 팬데믹과 대마 합법화 등 사회·정책적 변화가 전 세계 약물사용장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는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강지승 교수 연구팀이 전 세계 204개국의 약물사용장애 유병률과 질병부담을 장기간 추적 분석해, 팬데믹과 대마 합법화 정책이 약물 위기 확산과 연관돼 있음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 의과대학과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팀은 글로벌 질병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데이터를 활용해 암페타민, 대마, 코카인, 오피오이드 등 주요 약물에 따른 약물사용장애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사용장애로 인한 연령표준화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는 1990년 인구 10만 명당 169.3명에서 2023년 212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 기준 대마와 오피오이드가 전체 약물사용장애 부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오피오이드는 1990년 대비 유병률과 질병부담이 약 2배로 늘어나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지역별 분석에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고소득 국가에서 약물사용장애로 인한 질병부담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의료 접근성이 높은 환경에서도 약물 접근성 확대, 사회적 수용성, 처방 관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이러한 경향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마 합법화 정책을 시행한 국가들에서는 모든 유형의 약물사용장애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의료용·비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한 정책 환경에서 공중보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강지승 고려대 교수는 “약물사용장애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공중보건 위기임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연구”라며 “특히 오피오이드 사용장애 증가와 고소득 국가의 높은 질병부담은 예방과 규제, 치료를 아우르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1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는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와 하버드의대 등 전 세계 600여 명의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