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이민 단속, 보수 내부도 흔든다

2026-01-26 13:00:06 게재

미네소타 한달새 2명 사망

여당서도 공개 비판 잇따라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운 채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격으로 시민 2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이 모두 합법적 총기 소지자였다는 점에서 단속의 정당성은 물론 수정헌법 제2조에 명시된 ‘총기 권리’를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건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발생했다. 간호사로 일하던 시민 알렉스 프레티(37)는 시위 현장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CBP) 요원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국토안보부(DHS)는 “프레티가 무장한 채 요원에게 위협을 가해 방어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시민이 촬영한 영상에는 그가 휴대전화를 들고 차량을 안내하던 장면과 요원들의 물리력 진압 후 근접 사살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런 사망 사건은 이달에만 두 번째다. 앞서 지난 7일 같은 지역에서 르네 니콜 굿(37)이 ICE(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의 총에 숨졌다. 굿 역시 무기를 꺼내거나 위협한 정황은 없었으나 요원이 운전석 창으로 총격을 가했다. 두 사건 모두 연방 당국의 발표와 영상 증거가 크게 어긋난다는 점에서 “정부가 사후 정당화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분노는 정치권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연방 요원들이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며 철수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사건을 계기로 ICE와 DHS 예산을 포함한 세출법안 통과를 거부하며 셧다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런 일이 미국의 어떤 도시에서도 일어나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보수 진영 내 반발도 주목할 지점이다. 총기 권리를 옹호해 온 전미총기협회(NRA)와 미국총기소유자협회는 “합법적 총기 소지자가 정부에 의해 사살되는 일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당국을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도 “총기 소지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지 사형 선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파장도 심각하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자 기사에서 “공화당 내부 단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옹호하며 반 이민 진영에 책임을 돌렸지만 중도파와 강경 우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례적인 공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NYT와 시에나대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트럼프의 국경 단속 정책을 지지한다고 응답했지만 ICE(이민세관단속국)의 과잉 전술에 대해서는 61%가 ‘지나치다’고 응답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식 단속이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순 있어도 영상 공개와 사망 사건이 반복될 경우 중도층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네소타는 지난 2020년 미 전역으로 번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시발점이 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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