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스캠 조직원 줄줄이 구속
로맨스 스캠 부부 등 55명
17명은 26일 오후 구속심사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스캠(사기) 범죄를 저지른 뒤 국내로 강제 송환된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 가운데 55명이 구속됐다. 나머지 17명에 대한 구속 여부는 26일 오후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검찰은 피의자 73명 가운데 7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 중 5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죄 혐의가 비교적 경미하다고 판단된 1명은 영장이 불청구됐다. 다만 경찰은 해당 피의자에 대해 별도의 소액 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일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스캠 조직 강제 송환 사례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 피해자 869명을 상대로 약 486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된 피의자들 가운데에는 120억원대 로맨스 스캠 조직 총책인 강 모씨와 안 모씨 부부도 포함됐다. 법원은 이들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딥페이크 기술과 가상 인물을 활용해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성에게 접근한 뒤 투자 명목으로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에는 노인과 장애인, 주부, 사회 초년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캄보디아로 도주해 스캠 범죄에 가담한 도피 사범,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사회 초년생과 은퇴자를 상대로 약 194억원을 편취한 조직 총책, 스캠 단지에 감금된 피해자를 인질로 삼아 국내 가족을 협박하며 금품을 갈취한 조직원 등도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부산에서 공무원을 사칭해 이른바 ‘노쇼 사기’를 벌인 조직원 49명이 전원 구속됐다. 이들은 관공서 공무원을 사칭해 “감사를 앞두고 있으니 물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속이는 수법으로 전국 194명에게서 약 69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에서는 해외 금융사를 사칭한 투자 사기 사건도 확인됐다. 경찰은 글로벌 금융사를 가장해 229명으로부터 약 19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조직원에 대해서도 구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송환된 피의자들의 조직 내 역할 분담 구조와 총책 지시 체계, 범죄 수익금 은닉 경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