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으로 본 기회균형전형 현장 인식

“공정하다” 48.5% … “제도 이해 혼선” 72.8%

2026-01-27 13:00:03 게재

대입 기회균형전형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도를 바라보는 현장의 인식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 조사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대입 기회균형전형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정책토론회를 계기로 진행된 것으로 기회균형전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초 자료다.

설문조사는 전국 단위 교사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교육 관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다. 고교 진학지도 경험이 있는 교사와 입시 상담 현장에 참여하는 교육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학생과 학부모들도 응답에 참여했으며 문항은 기회균형전형의 공정성 인식, 제도 이해도, 운영 구조에 대한 평가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기회균형전형이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인식한 응답자는 48.5%에 그쳤다. 절반에 못 미치는 수치로 제도가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의 신뢰가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보통이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지원 과정에서의 혼선은 더욱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72.8%는 기회균형전형의 지원 자격이나 전형 기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제도 자체의 확대와는 별개로 실제 활용 단계에서는 상당한 혼란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혼선의 원인으로는 대학마다 제각각인 전형명과 세부 기준, 복잡한 자격 요건이 지목됐다. 같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자격을 두고도 대학별로 다른 명칭과 적용 방식을 사용하면서 구조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회균형전형의 전체적인 설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인식이 적지 않았다. 다수의 응답자는 현행 구조가 취지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전형이 확대되긴 했지만 실제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상당수 응답자는 기회균형전형이 또 다른 격차를 낳고 있다고 인식했다. 특히 정보 접근성의 차이, 학교·지역 간 교육 여건 격차가 전형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기회균형전형 논의가 단순히 선발 비율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안내하느냐의 문제임을 수치로 보여준다. 제도 확대와 현장 체감 사이의 간극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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