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권력구조·작동방식 요동쳐

2026-01-27 13:00:02 게재

트럼프, 국가사유화 넘어 파시즘 근접 … 시진핑, 군부핵심 숙청 충성체제 정비

세계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에서 권력구조와 작동방식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재집권 2년차를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가 ‘국가사유화’ 수준을 넘어서 ‘파시즘’에 근접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주석을 포함한 군부 핵심을 숙청하며 ‘충성체제’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월 13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 생산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자유주의 진영의 대표 논객인 조너선 라우치는 25일(현지시간) 시사잡지 애틀랜틱 기고문 ‘이것은 파시즘이야(Yes, It’s Fascism)’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를 둘러싼 현 상황을 더 이상 다른 말로 포장할 수 없다”며 “이제는 ‘파시즘’이라는 단어가 가장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첫번째 임기 동안은 국가를 사유물처럼 운영하는 ‘가산제(patrimonialism)’ 방식으로 이해했지만 2025년 재집권 이후에는 명확히 이념화되고 공격적인 체제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라우치는 파시즘이 특정한 사건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러 특징이 한 곳에 모일 때 윤곽이 드러나는 구조라는 의미다. △규범 파괴 △폭력의 미화 △‘힘이 곧 정의’라는 신념 △사법기관과 법 집행의 정치화 △비인간적 언어 사용 △언론 공격 △민간 권력의 국가 장악 시도 △선거 불복과 시스템 훼손 등이다.

라우치는 특히 트럼프 2기의 핵심 변화로 ‘연방 법집행기관의 정치화’를 지목한다. 법무부와 수사기관이 중립적 공공기관이 아니라 정적을 제거하는 ‘보복기계’로 전환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내부에서부터 변형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로이터는 트럼프 재집권 이후 법적·행정적 표적이 된 인물과 조직이 최소 470곳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그는 아직까지 미국 사법제도와 언론, 주정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덕분에 완전한 파시스트 체제는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자유주의 헌법 안에 파시스트 지도자가 존재하는 상태 자체가 이미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시진핑은 충성심을 기준으로 권력의 위계를 재편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24일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을 ‘중대한 기율 위반 및 불법 행위’ 혐의로 구금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장유샤는 시진핑의 오랜 측근이자 혁명 원로 자제 ‘훙얼다이(紅二代)’ 출신으로 1979년 중·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한 실전 경험자다. 그의 숙청은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이번 숙청이 부패보다 ‘불충’에 초점이 맞춰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추진하는 ‘주석책임제’는 군 최고 권한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구조다. 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장유샤와 류전리의 행위가 단순한 뇌물수수에 그치지 않으며, 이 제도를 “훼손하고 짓밟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숙청의 또 다른 특징은 속도다. 장유샤는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지 며칠 만에 바로 구금 발표가 나왔다. 앞서 허웨이둥 부주석이나 먀오화 군사위원의 경우 공식 발표까지 수개월이 걸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SCMP는 “추측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처벌 단계로 들어간 전광석화식 숙청”은 시진핑의 정치적 결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21차 공산당 당대회와 인민해방군(PLA) 창설 100주년을 앞두고 시 주석이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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