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공천 로비 수사, 신병 확보 갈림길
경찰 ‘쪼개기 후원’ 정황 확인
강선우 의원 구속 여부도 검토
김경 전 서울시의원의 공천 로비 의혹 수사가 관련 정치인 전반으로 확장되며 신병 처리 여부를 가르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을 네 차례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 대해서도 자금 흐름과 책임 범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3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전 시의원을 뇌물공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4시간 동안 조사했다. 김 전 시의원은 조사 직후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귀가했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 진술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통화 녹취, 후원금 관련 자료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김 전 시의원 관련 수사는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전후한 공천 청탁 시도와 금품 전달 정황이 핵심이다. 김 전 시의원은 민주당 중진의원 A씨 측근으로 분류되는 전직 서울시의회 의장 양 모씨에게 수백만원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공천과의 대가성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금품의 실제 전달 경로와 목적을 보강 수사 중이다.
다만 최근 수사의 무게는 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공천 헌금 수수와 차명 후원 의혹으로 점차 옮겨가는 양상이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친인척과 동생 회사 임직원 명의를 활용해 민주당 현역 정치인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에게도 차명 후원이 이뤄졌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 의원 관련 후원자 명단과 자금 출처를 확보해 실제 후원 결정 과정에 김 전 시의원이 관여했는지와 조직적 자금 운용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특히 후원 시점이 공천 논의와 맞물렸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강 의원은 앞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강 의원과 전 사무국장 등의 진술을 확보해 금품 전달 시점과 공천 절차 진행 상황을 교차 검증하고 있다. 금품 성격이 단순 후원인지 아니면 공천 대가인지에 따라 형사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 정책지원관 PC에서 확보한 통화 녹취 120여개도 분석 중이다. 해당 녹취에는 공천을 둘러싼 비용 논의와 선거 출마가 무산된 뒤 “돈을 너무 많이 썼다”는 취지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공천 로비가 개인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 시도였는지도 살피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김 전 시의원뿐 아니라 강 의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관련자들에 대해 수사 진행 경과를 종합해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고, 강 의원에 대해서도 금품 수수 및 차명 후원 의혹이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강서구청장 공천 로비 의혹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