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졸업 3년 차>·전문대졸 청년, 월급·경력 낮다

2026-02-02 13:00:01 게재

첫 일자리부터 불안정 … 월급 167만원, 20대 평균 임금의 71%

고졸·전문대졸 청년 취업자의 평균 임금이 20대 전체 취업자 평균의 7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가량은 직원 9명 이하의 영세 사업장에 근무하고 비정규직 비율 역시 높아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은 최근 발간한 ‘2025 한국교육종단연구: 초기 성인기의 생활과 성과(Ⅲ)’에서 고등학교 졸업 3년 차 고졸·전문대졸 취업자 643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월 평균 임금이 세전 167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청 기준 20대 전체 취업자 평균 월 임금(234만원)의 71.4%에 해당한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33.4시간으로 시간당 임금은 1만1600원 수준이었다.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정도다.

일자리 밖 2030세대, 4년 만 최대 규모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인정보 게시판 모습. 연합뉴스

임금 격차는 고용 조건 전반에서도 반복됐다. 고졸·전문대졸 청년 취업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56.6%로 정규직(43.4%)을 웃돌았다. 전일제 근무 비율도 46.1%에 그쳤다. 사업장 규모를 보면 직원 1~4명인 곳에서 일한다는 응답이 27.7%로 가장 많았고 5~9명(21.8%), 10~29명(14.1%) 순이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직원 9명 이하 영세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4대 보험 가입률 역시 60.6%에 머물렀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런 조건이 일시적 상태가 아니라 이후 경로를 규정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연구진이 졸업 이후 30개월간의 노동시장 경로를 추적한 결과, 고졸 청년의 일자리 경로는 △불안정 일자리로 진입 후 계속 근무(41%) △괜찮은 일자리로 곧바로 진입(33%) △일자리 경험 없음(17%) △불안정 일자리에서 괜찮은 일자리로 이동(9%)으로 나뉘었다.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한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구에서 말하는 ‘괜찮은 일자리’는 단순한 취업을 의미하지 않는다. 초기 경력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최소 조건을 갖춘 일자리를 뜻한다. 고용안정성, 최저임금을 넘는 소득수준, 전공과 업무의 연관성, 4대 보험 가입 여부 등이 주요 기준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일자리로 처음 취업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첫 일자리의 질이 이후 경로를 사실상 고정한다는 뜻이다.

이 구조는 재직기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고졸 취업 청년의 53%는 첫 일자리에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했다. 반면 괜찮은 일자리에 진입한 경우 18개월 이상 근무한 비율은 56%로 높았다. 졸업 전에 취업한 경우 역시 상대적으로 재직기간이 길었다. 연구진은 첫 일자리의 소득수준과 고용안정성, 전공과 직무의 일치 여부가 재직 지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의 인식 역시 이런 구조를 반영하고 있었다. ‘목표했던 일자리와 실제 일자리의 일치 정도’를 묻는 질문에 평균 점수는 2.29점(4점 만점)으로 ‘일치하지 않는 편’에 가까웠다.

응답자의 약 1/4은 이직 의사가 있다고 답했는데 이유로는 ‘보수가 적어서’가 25.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장의 발전 전망이 없어서’(16.17%)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불투명해서’(10.71%)가 뒤를 이었다. 임금 문제를 넘어 장기 경력에 대한 기대 자체가 낮아진 상태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고졸·전문대졸 청년 취업자가 수도권과 일부 산업에 집중돼 있고 여성의 수도권 편중 현상이 특히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학력 격차에 지역·성별 격차가 겹치면서 노동시장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졸 취업 확대 정책이 지역 정주와 연결되지 못할 경우 수도권 쏠림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정책의 초점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업자 수를 늘리는 데서 멈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괜찮은 일자리로 진입할 수 있도록 연결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고교 단계에서의 진로·취업 준비 강화, 졸업 전후 조기 취업의 질 관리, 전공과 직무를 잇는 연계 강화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첫 일자리에서 벌어진 격차는 이후에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종단연구의 주요 결론이다.

장세풍·차염진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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