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못 찾는 한미 관세 협의

2026-02-02 13:00:02 게재

김정관·여한구 등 ‘통상 투톱’ 급파했지만

미, 관보 게재 준비 트럼프 변수 ‘뉴노멀’

민주당 “2말 3초 대미투자법 통과” 달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 이후 다시 시작된 한미 간 관세 협의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질문에 답하는 김정관 장관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31일 인천공항 터미널2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정부가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미국에 보내며 설득에 나섰지만,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위한 관보 게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발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방미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측 인사들과 면담을 이어가며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설득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 본부장은 지난 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도착 후 트럼프 정부 당국자 및 연방 의회 관계자들을 두루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에 앞서 미국으로 급파됐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9~30일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이틀 연속 회담을 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귀국했다.

김 장관은 귀국길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보니 미국 측에서 아쉬움을 표했다”면서도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연방 관보 게재 준비 등 관세 인상 절차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의 신속 통과를 촉구하는 한편 그 이전이라도 투자 관련 예비 검토를 준비하는 등 관세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달 28일 “특별법 통과 이전이라도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검토 등 사전 준비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며 “법 통과 직후 바로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 내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상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엔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다음 번엔 또 어떤 구실로 압박에 나설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 해 한미 관세 협상 마무리 후에도 (청와대가) 안심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안다”면서 “트럼프 리스크라는 뉴노멀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당에선 관세 인상 현실화를 피하기 위해 입법 지원에 나섰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은 2월 말이나 3월 초 본회의 처리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가급적 일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가 정해진 입법 절차에 따라 법안을 처리하면 한미 간 협상도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 대해선 우려와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입법에는 숙려 기간이 필요한데, 법안 처리가 늦다는 이유로 관세를 다시 올리겠다는 식의 협상이 이어진다면 MOU와 공동 설명자료가 앞으로도 지켜질지 우려스럽다”면서 “상호 존중과 양해 속에 만들어진 합의가 각국의 절차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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