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면 한다” vs “대국민 협박”…여야 부동산 정책 공방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 정책 관련 ‘폭풍 SNS’
야 “집값 안 잡혀서 분노조절 안 되는 모양”
여 “집값까지 잡을까봐 두려운 것 아닌가”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 여러 차례 글을 올리며 ‘집값 잡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야당은 ‘대국민 협박 정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부동산 정책에 훼방을 놓고 있다며 맞받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요즘 호통 정치학, 호통 경제학, 호통 외교학에 푹 빠진 것 같다”면서 “집값이 안 잡혀서 분노 조절이 안 되는 모양인데 국민 탓하기 전에 본인부터 한번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이 보유한 분당 아파트가 1년 새 무려 6억원이나 올랐다. 인천 국회의원 되면서 2022년부터 판다더니 아직도 팔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부터 똘똘한 한 채 쥐고 버티는 것처럼 보이니까 무슨 정책을 내도 약발이 먹힐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시장은 명령으로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과 신뢰로 인정되는 체계”라면서 정책의 조건과 맥락을 설명할 수는 없는 단문 메시지로 시장을 압박하는 행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정권 핵심 인사 상당수가 강남 한강벨트에 고가 주택을 가지고 있고 이 대통령도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며 여당의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민주당의 위선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주식시장에서 부양된 돈이 나중에는 부동산으로 갈 거라는 우려를 해서 지금 김을 빼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나쁘지 않은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항상 다주택자를 악마화하고 강남에 집 산 사람을 악마화하다가 내부적인 모순에 의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날선 부동산 정책 비판에 여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훼방을 놓고 있다고 응수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고심과 노력을 깎아내리기에 바쁘다”면서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중단이라는 강한 의지에 실패할 것이라며 저주를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고질적인 불로소득 특혜와 자산 양극화를 손놓고 방관하겠다는 것이라고 깎아내리며 “계곡 정비부터 코스피 지수 5000까지 한다면 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까지 잡을까봐 두려운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망국적 부동산’의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 같은가”라면서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길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썼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는 투기성 다주택자들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린 셈이다.
2일 오전에는 야당의 비판에 대응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대한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 하시면 어떻겠나”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까지 여론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강한 메시지 정치가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26%, ‘잘못하고 있다’는 40%였다. 34%는 의견을 유보했다.(1월 27~29일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자들은 그 이유로 △집값 상승 억제 못함(18%) △대출 한도 제한(9%) △과도한 규제, 시장원리 무시/시장 개입(이상 6%) △공급 부족(5%), 세금 과도, 서민 위한 정책 부족, 경기 침체/거래 안 됨/미분양, 실수요자 피해(이상 4%) 등을 언급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