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국민 직접소통’으로 승부수
부동산·설탕부담금 등 현안 SNS로 직격, 참여 효과 vs 정책 혼선 ‘양날의 칼’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국회와 관료 조직의 ‘느린 속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해온 이 대통령이 논쟁적 이슈들을 직접 띄우며 의제 활성화는 물론 정책 실현 속도까지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일 이 대통령은 오전 이른 시간 X(옛 트위터)에 두 건의 메시지를 연달아 올리며 ‘부동산 전면전’을 이어갔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야권의 비판을 담은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대한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 하시면 어떻겠느냐”고 썼다.
앞서서는 별다른 언급 없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4억원가량 호가를 낮춘 주택 급매물이 등장했다는 기사 링크를 올리며 시장 흐름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X 메시지를 분석하면 부동산 세제, 설탕 부담금, 행정통합, 지방 재정, 위안부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직설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단연 부동산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한 부정적인 시장 반응 및 우려를 담은 기사 링크를 올리며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억지로 깎아내리기)’는 자중해 달라”고 적었다. 그 전날에는 다주택자를 겨냥해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기 바란다”고 썼고, 또 다른 글에선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잦은 SNS 메시지에 대해 “정책의 일관성과 실현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토론의 장을 열고 이를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정책추진 속도에 대한 이 대통령의 답답함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국회의 느린 입법 속도를 지적하며 한숨을 내쉬었고, 국세청장 등을 상대로 국회 입법 전에라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며 공개 질책을 했다. 이 회의 다음 날인 28일 새벽부터 이 대통령이 X에 올린 글은 총 8건에 달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강도에 비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6%에 그쳤다.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에 대해선 오를 것이라는 답은 48%로 부동산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직접 소통은 국민들의 정치참여 효능감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대통령의 글에 댓글을 달면서 국민들이 최고 수준의 정책 토론에 바로 참여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책이 충분히 정제되기 전에 대통령 발언이 나올 경우 정책 혼선이나 불필요한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여권 일각에선 코스피 5000 돌파 및 외교 성과 등으로 이 대통령의 자신감이 높아지며 이 대통령의 직접 소통이 자칫하면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꺼내든 ‘직접 소통’ 카드가 국정 동력의 촉매가 될 수도 있지만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하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