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글로벌 에너지시장 전망
가격안정·지속가능·안보 과제직면
2026년 글로벌 에너지시장은 수요증가에도 공급여유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에너지안보간 균형을 맞추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3일 글로벌 에너지정보 컨설팅사 ‘리이스타드에너지’가 펴낸 ‘2026년 글로벌 에너지 수급 및 12개 이슈 전망’ 보고서를 정리해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산업은 화석연료와 친환경에너지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에너지 현실’로 진입하며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세계 에너지 소비는 약 2500TWh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실질 사용 에너지는 1550TWh 늘고, 전기수요 증가분이 900TWh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력 공급은 재생에너지와 가스화력 발전이 중심이 되며, 연료 수요 증가는 천연가스가 주도하고 석유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석탄과 석유 화력발전은 감소가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계통 병목 심화 = 공급측면에서는 석유와 가스, 전력 모두 초과공급 국면이 예상된다. 석유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자발적 감산을 해제할 경우 추가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공급 과잉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유럽과 미국의 정제설비 폐쇄로 정제마진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 역시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설비가 대거 가동되면서 공급과잉을 가져올 전망이다. 전력시장에서는 한낮 재생에너지 초과공급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산업 전반에서 몇가지 핵심 이슈가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확산은 전력 수요를 급격히 늘리며 계통연계 병목과 전력확보 지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그리드 가스터빈 에너지저장 설비가 주요 대안으로 떠오른다.
반면 중국의 태양광 증설 둔화와 미국의 전통 에너지로의 회귀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증설 둔화의 첫해가 될 전망이다.
정유 부문에서는 설비증설 부족으로 가동률이 상승하며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셰일기업들은 낮은 유가 환경에서도 배당 축소와 비용 절감을 통해 생산을 유지할 것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WTI 기준)라는 손익분기점 부근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2026년 생산은 다시 한번 견조함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심해·LNG 개발 확대에 따른 장비 부족, 가스터빈과 변압기 공급 지연 등 생산설비 병목 현상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책보다 경제성에 더 크게 좌우될 것” = LNG 시장은 북미 프로젝트 가동 확대로 연간 약 3000만톤의 공급 증가가 예상되며, 이 물량은 아시아지역에서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운전 위험, 가격 변동성, 환경 규제,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다. 중국은 전략 원유 비축을 확대하며 국제 시장에서 스윙 바이어(시장 상황에 따라 수급과 가격을 조정하는 대형 구매자)역할을 강화하고, 글로벌 유가 하단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전체 원유 공급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100개가 넘는 정유시설에 있어 핵심적인 운영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시경제 여건은 개선 흐름을 보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불안 등 지정학적 요인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전망이다. 상류부문에서는 저유가 속에서도 생산유지 전략이 강화되고, 아시아에서는 투자지연으로 공급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들은 자본 규율을 유지하면서 지역 탐사를 선별 확대하고, 약 1500억달러 규모의 상류부문 인수합병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글로벌 자원 탐사·개발 부문의 투자 지출은 2025년과 유사한 600억달러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6년 에너지시장은 수급 여유와 낮은 가격, 설비 병목, 지정학적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국면”이라며 “에너지산업 활동은 정책보다 경제성에 더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