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특별법 5건…입법 경쟁 본격화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통합 논의 밖 지역 ‘불편한 시선’
여야가 추진하는 시·도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모두 국회에 제출되면서 행정통합 논의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찬반 논쟁에 머물던 행정통합 논의가 통합 방식과 실익을 놓고 경쟁하는 입법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3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로써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 3개 권역을 대상으로 한 행정통합 특별법은 민주당안과 국민의힘안을 포함해 모두 5건 제출됐다. 행정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개별 지역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입법 단계로 진입한 셈이다.
정부가 지난달 행정통합 추진 지역에 대한 재정·제도 인센티브 방침을 밝힌 이후 정치권의 법안 제출이 이어지면서 행정통합 논의는 다시 한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의 대구·경북 특별법 발의로 영·호남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통합 구도가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별법안 발의가 마무리되면서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특별법의 내용과 범위, 정부의 재정·제도 지원 방식, 통합에서 제외된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민주당안을 대표발의한 임미애 의원은 “행정통합이 곧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의 성장과 5극 3특 체제의 완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 과정에서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안을 대표발의한 구자근 의원도 “행정통합은 단순히 지방자치단체 행정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자치권과 재정 자율성 강화를 통해 지방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에 앞장서는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통합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속도를 내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6명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별도의 회동을 갖고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의 형평성과 절차 문제를 거론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회동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가 제안했고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동에서 유정복 시장은 “행정통합이 특정 지역만의 속도전으로 흘러가서는 곤란하다”며 “국가 차원의 기준과 원칙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인 부산·경남 단체장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경남은 통합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다른 권역만 앞서가는 흐름은 부담스럽다”고 했고, 박완수 지사 역시 “경남을 부산시와 통합하려면 주민들이 결정권을 가져야 하고 주민투표로 행정통합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의 통합 속도전에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이철우 경북지사는 정부의 통합논의에 호응하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 지사는 “지금이 행정통합을 제도화할 결정적 시기”라며 “더 늦추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통합 속도전을 지지했다.
한편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경우 국민의힘안과 민주당안이 병존하는 상황인 만큼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입법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민주당이 발의한 법률안을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지사는 “민주당 법안은 대전시와 충남도가 요구해 온 지방자치 분권의 본질인 재정과 권한 이양이 대거 축소되거나 변질됐다”며 평가절하했고, 이 시장은 “광주·전남 법안보다 후퇴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태흠 지사는 “분권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확실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신일·곽재우·윤여운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