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가 함께 응원하는 ‘자립준비청년’
은평구 일경험 쌓는 카페 ‘에피소드’
두달만에 2명 더 채용, 일자리 창출
“요즘 카페가 워낙 대세니까요. 열린 공간이고 사람들이 소통하는 곳이잖아요. 또래들도 많이 방문할 것 같았어요.”
서을 은평구 진관동 구파발천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아동보호시설을 떠나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일 경험을 쌓고 자립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조성한 카페 ‘은평에피소드’다. 청년들이 준비 단계부터 참여해 운영까지 맡고 있고 지금은 가까운 아파트단지 주민들부터 진관사 등 지역사회 전체가 청년들을 응원하고 공동체를 다져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초기부터 함께해온 후니(22)씨는 “날이 풀리면 지금보다 두세배는 손님이 늘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은평구에 따르면 구에는 아동양육시설 8곳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숫자가 많다. 구는 보호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돌봄과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자립지원 체계를 강화해 왔다.
지난 2022년에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이 중심에 있다. 청년들 진로 탐색과 직무교육, 취업 자문상담 등을 지원하며 사회 진입을 돕고 있다. 이듬해에는 ‘자립준비주택’을 마련해 청년들이 실제 독립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주거지 수리 지원사업과 재정·자산 형성 지원 등 주거 안정과 경제적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도 여럿이다.
은평에피소드는 자립준비청년청에 모인 청년들이 직접 구상하고 제안해서 성사됐다. 카페를 운영하며 청년들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 자립능력을 키우자는 취지였다. 장소를 물색하다 지난 2023년 구파발천 수변활력 거점 조성사업에서 해법을 찾았다. 김미선 주무관은 “은평구 제일 안쪽인데다 아무 것도 없이 황량한 곳이라 처음에는 너무 막막했다”며 “카페가 잘 될까, 청년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염려가 돼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청년들이 준비추진단을 꾸려 카페 이름부터 홍보 운영 전반까지 참여했다. 유명 커피 업체와 협약을 맺고 카페 운영을 위한 다양한 기술 지원도 받았다. 내부 장식이며 판매할 음료를 정하는 일 등 모두 낯선 경험이었지만 청년들 스스로 머리를 맞대고 방향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은평에피소드가 문을 열었다. 구파발천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1층 건물에 옥상 테라스, 드라이브스루와 주차장까지 갖춘 공간은 ‘자연과 청년이 어우러지는 쉼터’로 자리잡았다. 주말이면 180~200건 가량 결제가 이루어지고 가족단위 방문객으로 붐빈다. 당초 20대 초·중반 청년 5명으로 출발했는데 일손이 부족해 2명을 추가 채용했다.
후니씨는 “단골 손님도 생겼고 청년들이 운영한다는 얘기를 듣고 주민들이 음료수나 먹거리를 가져와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카페가 생긴 뒤 동네 분위기가 환해졌다고 주민들이 감사인사를 한다”며 “천변에서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는 주민도 늘어 카페와 동네가 상생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실제 은평에피소드는 지난해 주민들이 뽑은 은평구 10대 뉴스 중 4위를 차지했다.
청년들은 새롭게 판매할 먹거리를 준비하며 또 한단계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수익금은 자립준비청년 지원기금으로 적립 중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지역사회가 함께 자립준비청년을 응원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은평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청년들이 일상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주거 일자리 정서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