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인공지능 위험도 보장하나

2026-02-23 13:00:01 게재

저작권 침해로 각국서 법적 분쟁

미국 일부서는 AI 책임 제외 약관

뮌헨리 악사 등 보장 강화 추세도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드(Claude)를 운영하는 앤스로픽(Anthropic)이 수백만권의 종이책을 컴퓨터에 입력 학습시킨 ‘프로젝트 파나마’가 저작권 침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지상파 3개사가 네이버를 상대로 뉴스 학습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생성형AI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법적 분쟁이 시작되면서 관련 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23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한진현 연구위원은 최근 KIRI리포트 ‘생성형AI 위험과 보험산업’을 통해 “생성형AI 보험상품 국내 도입을 위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달 딜로이트가 펴낸 ‘기업의 생성형AI 사용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78%가 ‘2026년 AI 관련 지출 증가’를 예상했다. 조사 기업 중 60% 미만이 일상 업무에 생성형AI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2/3 가량은 생성형AI가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초과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14개국 6개 산업분야 기업임원 27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배인앤컴퍼니가 지난해 5월 조사한 결과 미국기업의 95%가 생성형AI를 업무에 도입했고, 이중 80% 이상이 활용목적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생성형AI 활용이 늘면서 관련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허위 정보나 오류 정보를 가려내지 못하면서 발생한 저작권 침해, 딥페이크, 사회적 차별 학습 등의 문제다. 보험업계 비영리 단체인 제네바협회(Geneva Association)가 기업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성형AI 활용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상품에 응답자 90%가 관심을 보였다.

한 연구위원은 “생성형AI는 잠복성 동시다발성 등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의 특성을 갖고 있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과거의 오류가 잠복해 있다가 축적되면서 피해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동일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다수 사용자에게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을 따질 상대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데이터전문기업인 버리스크(Verisk)는 생성형AI 오류로 발생한 손해를 면책대상에 포함하는 특약을 표준 보험약관 형태로 제공한다. 미국의 내셔널화재보험(National Union Fire Insuranc) 그레이트 아메리칸 보험(Great American Insurance) 등은 이미 버리스크가 제공하는 약관을 활용하고 있다. 이 약관은 워싱턴 일리노이 아이다호 등 일부 주에서 채택됐다.

반대로 생성형AI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사도 등장했다. 악사는 기존 사이버보험에 생성형AI 활용에서 발생하는 법적 분쟁을 보장하는 특약을 도입했다. 뮌헨리도 생성형AI 오류 발생 확률을 산정해 AI오류로 인해 보험가입자가 입은 손실이나 법적 책임으로 발생하는 손해배상금을 보장한다. 중국 PICC와 아르밀라AI는 생성형AI 위험을 전문적으로 담보하는 단독 보험상품을 운영중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상품이나 특약이 없다. 일각에서는 사이버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AI관련 상품이 자리 잡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아마존 웹서비스가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 48%가 업무에 AI를 도입했으나 이중 70%는 챗봇이나 단순반복업무 등 기초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성형AI 활용이 초기 상태인만큼 보험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전문위원은 “먼저 보험 수요를 파악하고 법·규제와 보장항목을 호환되도록 설정해야 한다”며 “인수 가능성이 높은 위험부터 시범적으로 보험상품을 도입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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