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 6.07%…금감원장 “서민 자금공급” 강조
9%까지 치솟던 연체율, 부실PF 정리로 낮춰
연체율 관리계획 제출요구, 5%대로 관리 강화
4일 CEO 간담회 …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로 연체율을 6%대 초반까지 낮추자 금융당국이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4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주요 저축은행 10곳의 대표이사(CEO),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과 함께한 간담회 자리에서 “저축은행 건전성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서민・중소기업, 지역 경제를 받치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023년말 6.55%에서 2024년말 8.52%, 지난해 1분기 9%대로 치솟았다가 지난해말 6.07%로 하락했다.
이 원장은 “저축은행들은 지난 몇 년간 부동산PF, 고위험 대출 등에 집중했고, 이후 경기가 둔화되면서 급격하게 건전성이 위협받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다만 업권의 적극적인 부실PF 정리 노력으로 연체율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축은행의 진정한 경쟁력은 지역의 고객과 직접 마주하며 쌓아온 관계형 금융과 지역 밀착형 영업”이라며 “이를 통해 서민, 지역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공급하며 저축은행과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로 발전시켜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늘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햇살론 증가를 주된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햇살론은 저신용(신용평점 하위 20%), 저소득(연소득 3500만원 이하)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저축은행과 정부가 재원을 출연해 이를 바탕으로 서민층에게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이 원장은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고 대출모집수수료를 합리화해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낮추는데 저축은행이 앞장서 주기 바란다”며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정확하게 제공되고 있는지, 금리인하 요구권이나 채무조정요청권처럼 고객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를 꼼꼼히 살펴봐달라”고 강조했다.
올해 7월부터 자산총액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는 만큼, 내부통제제도와 여신심사 체계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의 자산 규모에 따라 규제를 차등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은 자산규모에 따라 대형사(5조5000억~13조6000억원, 5개사), 중형사(1조~4조3000억원, 26개사), 소형사(3500억~8300억원, 48개사)간 격차가 크다.
금융당국은 복수 영업구역을 갖춘 대형사는 전국 단위 서민금융기관으로, 중형사는 광역시·도 단위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소형사는 거점도시 단위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나눴다.
이 원장은 “저축은행별 사업구조와 조직에 부합하는 맞춤형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 저축은행만의 실효성 있는 책임경영 모델을 완성해달라”며 “충분한 대손충당금과 여유 자본은 어떠한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을 최후의 보루인 만큼 건전성 강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새겨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연체율이 낮아졌지만 언제든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 강화에 나섰다. 최근 저축은행들을 상대로 올해 연체율 관리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체율을 5%대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저축은행 대표들은 “지역·서민금융기관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역할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며 “이에 걸맞는 책임 기반 업무수행과 적극적인 역할 확대를 지속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경제 둔화 및 건전성 관리 부담 확대 등 저축은행을 둘러싼 각종 영업·규제 환경 변화로 경영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고유의 역할을 성실히 이행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걸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