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눈 돌린 이 대통령, 원전·조선 세일즈

2026-03-04 13:00:14 게재

싱가포르 필리핀 국빈방문 마무리

‘초불확실성 시대’ 외교지평 넓히기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싱가포르·필리핀 등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2개국 순방을 마무리한다. 이번 순방에선 중동사태 등 악화하는 국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아세안으로 외교 지평을 넓히는 성과를 냈다. 특히 단순 교역 확대를 넘어 핵심산업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필리핀 영웅묘지를 찾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다. 이어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선·원전 등에 대한 민간 양해각서(MOU) 7건이 체결됐다. 마지막으로 필리핀 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현지 교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3박 4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원전·조선·방산 등 전략적 산업 분야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개시에 합의하고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사업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원전이) 에너지믹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의 전문성과 경험을 배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AI 협력 관련해서도 새 장을 열었다. 양국은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하고 2030년까지 싱가포르에 3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공동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3일 필리핀 정상회담에서도 조선·원전·방산 세일즈에 적극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방산 기업이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분야에 대해선 “양국은 선박 건조량 기준 각각 세계 2위(한국)와 4위(필리핀)인 조선 강국”이라며 “필리핀에서 건조한 선박이 전세계를 누비며 양국 조선업의 공동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순방에 동행한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4일 필리핀 기술교육 및 개발청과 조선산업 및 관련 기술 분야 인력 양성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순방은 국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필리핀은 올해, 싱가포르는 내년에 각각 아세안 의장국을 맡는다.

이 대통령은 “초불확실성 시대의 소중한 동반자”(싱가포르)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필리핀)이라며 각국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마닐라=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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