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눈 돌린 이 대통령, 원전·조선 세일즈
싱가포르 필리핀 국빈방문 마무리
‘초불확실성 시대’ 외교지평 넓히기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싱가포르·필리핀 등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2개국 순방을 마무리한다. 이번 순방에선 중동사태 등 악화하는 국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아세안으로 외교 지평을 넓히는 성과를 냈다. 특히 단순 교역 확대를 넘어 핵심산업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필리핀 영웅묘지를 찾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다. 이어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선·원전 등에 대한 민간 양해각서(MOU) 7건이 체결됐다. 마지막으로 필리핀 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현지 교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3박 4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원전·조선·방산 등 전략적 산업 분야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개시에 합의하고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사업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원전이) 에너지믹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의 전문성과 경험을 배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AI 협력 관련해서도 새 장을 열었다. 양국은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하고 2030년까지 싱가포르에 3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공동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3일 필리핀 정상회담에서도 조선·원전·방산 세일즈에 적극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방산 기업이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분야에 대해선 “양국은 선박 건조량 기준 각각 세계 2위(한국)와 4위(필리핀)인 조선 강국”이라며 “필리핀에서 건조한 선박이 전세계를 누비며 양국 조선업의 공동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순방에 동행한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4일 필리핀 기술교육 및 개발청과 조선산업 및 관련 기술 분야 인력 양성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순방은 국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필리핀은 올해, 싱가포르는 내년에 각각 아세안 의장국을 맡는다.
이 대통령은 “초불확실성 시대의 소중한 동반자”(싱가포르)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필리핀)이라며 각국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마닐라=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