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롬 보궐선거 트럼프 심판대로 부상

2026-03-10 13:00:02 게재

MAGA 균열, 표로 드러나나

11월 중간선거 전초전 의미

미국 정치권의 시선이 1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북서부 소도시 롬(Rome)으로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9일 “모든 정치적 길은 롬으로 통한다, 조지아주의 롬 말이다”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10일 실시되는 조지아주 연방 하원 제14선거구 보궐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결별한 뒤 지난 1월 사퇴한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의 후임을 뽑는 자리다. 그린 전 의원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로 상징되는 대표적 트럼프 충성파였으나, ‘엡스타인 파일’ 공개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끝에 결별했고, 현재는 트럼프 비판의 최전선에 서 있다. 한때 트럼프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가 돌아선 것은, 마가 진영 내부의 균열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궐선거가 전국적 주목을 받는 것은 공화당의 아슬아슬한 하원 다수 구도 때문이다. 현재 미국 하원(총 435석·3석 공석)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으로 공화당이 간신히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단 1석의 변화도 의회 권력 지형을 흔들 수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으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입법 과제는 물론 예산안 처리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후보는 당초 22명이 출마를 선언했으나 이탈자가 생기면서 17명으로 압축됐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오는 4월 7일 결선투표에 진출한다. 공화당 강세 지역답게 17명 중 12명이 공화당 후보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클레이 풀러 지방검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총기 소지 자유화”를 전면에 내건 콜턴 무어 전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뒤를 추격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3명이 출마한 가운데 미 육군 장성 출신의 션 해리스 후보가 앞서고 있다. 해리스는 2024년 총선에서 그린 전 의원에게 패배한 전력이 있지만,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43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집중 투입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AP는 공화당 지지표가 12명의 후보에게 분산될 경우 해리스 후보의 결선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직접 롬을 찾아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현직 대통령이 보궐선거 지역구를 직접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이번 선거의 무게를 방증한다.

이번 보궐선거는 여러 겹의 의미를 지닌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68%를 득표한 공화당 철옹성에서 민주당이 이변을 연출할 경우, 집권 2기 후반을 가를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조지아주가 미 대선의 향배를 좌우하는 경합주라는 점, 그리고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대한 민심이 이번 투표에 일정 부분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쟁 국면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외교·안보 이슈가 유권자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결과 분석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롬의 선택은 미국 정치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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