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에 카타르 LNG 17% 타격

2026-03-20 13:00:02 게재

"한국, 중국, 이탈리아로 향하던 LNG 최대 5년간 불가항력 선언해야 할 판"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라스라판 산업도시 전경. 이곳은 카타르페트롤리엄이 운영하는 카타르의 핵심 액화천연가스, LNG 및 가스액화연료 생산기지다. 이란은 19일(현지시간) 라스라판을 포함한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여러 곳을 공격했다. AFP=연합뉴스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능력의 17%가 타격을 입어 최대 5년간 가동이 중단됐다고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 겸 에너지담당 국무장관인 사드 알카비가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연간 매출 손실만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유럽과 아시아의 LNG 공급망에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알카비는 이번 공격으로 카타르의 LNG 생산설비 14기 가운데 2기와 가스액화연료(GTL) 시설 2곳 가운데 1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간 1280만t 규모의 LNG 생산이 3~5년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내 평생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특히 라마단 기간에 형제 같은 무슬림 국가로부터 이런 공격을 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과 아살루예 가스 처리 허브를 타격한 데 대한 보복 성격으로 벌어졌다.

이란은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응에 나섰고,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그 핵심 표적 가운데 하나가 됐다. 세계 최대 LNG 허브인 라스라판은 앞선 공격에 이어 18일에도 다시 타격을 받으면서 30년 운영 역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공급 차질 위기에 직면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옌부의 삼래프 정유시설도 같은 날 공격 대상이 됐다.

알카비는 피해를 입은 두 개 설비와 관련해 이탈리아, 한국, 중국, 벨기에로 향하던 장기 LNG 공급계약에 대해 최대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단기 불가항력을 선언했지만, 이제는 피해 기간 전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타르에너지는 앞서 라스라판 생산 허브가 공격받은 뒤 LNG 전 생산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알카비는 “생산을 재개하려면 우선 적대행위가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미국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은 피해를 입은 LNG 설비의 파트너이고, 셸은 피해를 본 GTL 시설의 파트너다. GTL 시설 복구에는 최대 1년이 걸릴 전망이다. 엑손모빌은 라스라판 LNG 설비 S4의 지분 34%, S6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S4 설비는 이탈리아 에디슨과 벨기에 EDFT 공급에, S6 설비는 한국가스공사와 EDFT, 중국 내 셸 공급에 각각 영향을 미친다.

여파는 LNG에 그치지 않는다. 카타르의 콘덴세이트 수출은 24%, 액화석유가스(LPG)는 1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헬륨 생산은 14%, 나프타와 황 생산은 각각 6%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인도 식당용 LPG부터 헬륨을 쓰는 한국 반도체업계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카비는 피해 설비 건설 비용이 26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엑손모빌을 비롯한 해외 에너지 기업들이 참여한 카타르의 대규모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도 전면 중단 상태이며,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가 카타르 LNG의 5분의 4를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파키스탄은 LNG 수입의 99%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4월 중순부터 발전용 가스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태를 두고 글로벌 가스 시장의 ‘아마겟돈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LNG 확보 경쟁도 한층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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