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조선 등 해외투자 손실 정부가 지원
일본 경제안전보장법 개정
일본 정부가 경제안보와 직접 관련있는 중요 물자의 공급망 확대를 위해 글로벌사우스 국가에 대한 투자 손실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일 경제안보추진법 개정안을 내각에서 의결하고 중의원에 제출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자국 기업이 해외사업에 투자할 때 정책금융기관인 국제협력은행(JBIC)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JBIC법도 개정해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후순위출자’를 인정하도록 했다. 기업이 투자한 결과 손실이 발생한 경우 리스크를 사실상 정부가 떠안는 방식이다. 연구개발이나 실증 단계에서 양산과 상업화까지 해외사업 진출에 대한 지원을 JBIC가 수년에 걸쳐 하도록 했다.
이번 법 개정안에 따라 반도체와 희토류 등 중요물자의 조달과 선박의 보수 거점 확보 및 운영을 포함한 조선, 초고속통신망 사업 등이 지원을 받는다. 특히 글로벌사우스 국가에 대한 진출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국가도 많아 투자에 따른 이익이 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기업의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고도 유키미 경제안전보장성 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국제정세의 급속한 변화와 새로운 과제에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 2022년 경제안정보장추진법을 제정해 반도체와 이차전지, 백신 등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12개 분야를 ‘특정 중요물자’로 지정하고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국가가 재정지원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
당시는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고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에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안은 특정 국가에서 완결적으로 조달하기 어려운 중요물자의 공급망을 우방국과 함께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세안을 비롯해 글로벌사우스 국가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정 중요물자의 대상도 범위를 넓혔다. 중요물자 공급에 필요한 기업활동에 더해 해저케이블의 설치와 로켓 발사장 정비 등의 사업도 상정하고 있다. 전문가 회의에서는 여기에 게임과 위치정보 등 안보상 중요한 개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과제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