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금융 고위험가구 16만가구
코로나19 이후 5년새 두배 이상 늘어나
“빚내서 부동산·주식투자, 영끌족 위험”
중동전쟁 장기화되면 금융안정성 위험
청년층 금융 고위험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에 투자하기 위해 부채를 낸 이른바 ‘영끌족’이 자산시장 변동성에 따라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청년층(20~30대) 금융 고위험가구는 전체의 34.9%에 달했다. 전체 고위험가구 45만9000가구 가운데 약 16만200가구에 이르는 규모다. 이는 2020년 전체 고위험가구(38.6만가구)의 22.6%(8.7만가구) 수준에서 두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이다.
이러한 추세는 같은 기간 중년층(59.8%→53.9%)과 노년층(17.6%→11.2%) 고위험가구가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한은은 청년층이 급증한 배경과 관련 “코로나19 이후 소득수준과 자산축적이 낮은 청년층 가구가 주택 구입이나 주식투자 등을 위해 부채 차입에 나서면서 다른 연련층에 비해 청년층 고위험가구의 증가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고위험가구를 분류하면서 부채를 가진 가구 가운데 원리금 상환부담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웃도는 가구로 정의했다. 가지고 있는 자산을 다 처분해도 빚을 갚지 못하고, 원리금 상환에 소득의 40% 이상을 쓰는 가구로 그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은은 다만 지난해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주식시장도 활성화되면서 고위험가구가 소유한 자산가격이 상승해 부채상환 능력은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잠정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고위험가구는 전체 부채를 가진 가구의 3.6%, 금액은 전체 금융부채의 5.9% 수준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 움직임과 주식시장 등도 변동성이 심해 고위험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한은은 “고위험가구는 금리가 높고 변동금리 비중이 큰 신용대출 비중(19.1%)이 비고위험가구(10.4%)보다 높아 금리 변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금융자산 가격 조정이 있으면 상환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영업자 대출을 받은 사람은 지난해 말 기준 321만1000명으로 전년도 말(324.1만명)에 비해 3만명 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92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9조1000억원 늘었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4000만원으로 전년도(3.3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지난해 말 기준 40만4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12.6%에 달했다. 이는 전년 말(41.3만명) 대비 1만명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들이 가진 대출 규모는 2024년 말 11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14조600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중동전쟁 장기화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보고서는 “중동상황이 장기화될수록 기업은 원가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해 취약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약화로 이어지고,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나 회사채 차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면서 “외환·금융시장 및 취약부문에 대한 모니터링과 위험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