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협상 순항”이라면서 공수부대 급파

2026-03-25 13:00:56 게재

트럼프 ‘이중행보’ 의구심 해소 안돼

양국 요구 간극 커 회담 실효성 의문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5일간 보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미 육군 최정예 공수사단까지 동원해 중동 지역 병력 증강을 추진하면서 주말께 지상전을 감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장관 취임식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선서식에 참석, 이란과의 협상에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란과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라인의 최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여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에 에너지와 관련한 중대 양보를 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그들(이란)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고 오늘 도착했다. 막대한 금액의 가치가 있는 아주 큰 선물”이라면서 “핵에 대한 것은 아니고 석유·가스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실체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적합한 이들과 대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CNN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행정부가 이란과 한달간 휴전을 선언한 뒤 15개 요구 사항을 논의하는 방안을 마련해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 12는 쿠슈너와 윗코프가 이런 내용의 합의 초안을 마련했고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태라면서 핵 능력 해체 등 15개 사항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모든 경제제재 해제와 민간 원자력 발전 지원 등을 제안했다고 채널 12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중동지역 미군의 실제 움직임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전쟁부(국방부)가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의 3000명 규모 전투부대를 중동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은 전 세계 어디든 24시간 이내에 배치가 가능하다. 작전 지역에 낙하산으로 강하해 비행장 등을 확보하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다.

여기에 일본에 주둔하던 상륙함 트리폴리함과 뉴올리언스함, 그리고 제31해병원정대 소속 2200명이 27일 미 중부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동 지역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미 제11해병원정대도 파견 명령이 떨어져 몇주 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언론들의 보도대로 1개월 휴전에 양측이 동의할지 아직은 불투명하고, 27일이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5일의 기한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이 시기를 전후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협상 판을 깨고 돌연 전쟁을 시작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일방적으로 태도를 바꿔 하르그 섬 장악 등을 시도한 뒤 전쟁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발전소 초토화를 위협하다가 불쑥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돌출행동을 벌여 진의를 둘러싼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란도 5일 폭격 유예 선언을 “심리전의 일환”이라며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번주 미국-이란 직접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의 요구 사이에 간극이 워낙 커서 회담이 열린다 해도 돌파구 마련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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