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파월·윌리엄스, “전쟁·관세 영향 더 지켜봐야”
유가·관세 충격 점검 필요
중동 변수에 금리동결 무게
미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이 30일(현지시각) 잇따라 내놓은 발언을 종합하면, 연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서둘러 조정하기보다 중동 정세와 관세, 유가 흐름이 경제와 물가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과 관세가 물가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아직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흔들리거나 노동시장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리는 조짐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하버드대 초청 강연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다리며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미·이란 전쟁의 경제적 파장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뜻이다.
특히 유가 상승 같은 공급 충격에 대해선 중앙은행이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의 효과가 실제 나타날 즈음엔 유가 충격이 이미 사라졌을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경기만 짓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비슷한 인식을 내놨다. 그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약 3% 수준이며, 관세가 여기에 0.5~0.75%p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도 향후 몇 달간 전체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전쟁이 진정되고 유가가 내리면 그 영향도 올해 후반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고 봤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약 2.75%를 기록한 뒤 2027년에야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노동시장 역시 물가 압력을 더 키우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연준이 당장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필요성을 모두 크게 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 채 불확실성이 걷히기를 기다리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윌리엄스는 실업률과 실업보험 청구 등 주요 고용 지표는 아직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가계가 느끼는 고용시장 전망은 다소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노동시장 약화에 대응하려면 연내 1%포인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월과 윌리엄스의 발언은 이런 적극적 인하론과는 거리가 있다. 연준은 당분간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중동 정세와 관세 충격이 일시적 변수에 그칠지, 아니면 물가와 고용에 더 큰 영향을 줄지 확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