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마벨 광통신 기술에 20억불 투자

2026-04-01 13:00:05 게재

광통신·AI 칩 협력 강화

데이터센터 주도권 확대

엔비디아가 반도체 업체 마벨 테크놀로지에 20억달러를 투자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맞춤형 AI 칩과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시장 영향력을 더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31일(현시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마벨 20억달러 지분을 취득하고, 마벨이 설계하는 맞춤형 AI 칩과 네트워크 장비가 엔비디아 플랫폼에서 더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특히 광통신과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공동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전기 신호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높이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로 꼽힌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마벨 주가는 13% 급등했고 엔비디아 주가도 올랐다. 투자자들이 이번 거래를 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자사 칩 판매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전체 구조를 장악하려 한다는 점이다. 마벨은 엔비디아의 AI 서버 연결 기술인 NVLink Fusion 플랫폼과 연동되는 맞춤형 AI 칩과 네트워크 기술을 제공하고, 엔비디아는 CPU와 네트워크 장비, 칩 간 연결 기술을 뒷받침한다. 엔비디아가 직접 모든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더라도 데이터센터의 표준과 연결 구조를 쥐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마케터의 제이컵 본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마벨의 준맞춤형 실리콘과 첨단 광학 인터커넥트 역량에 접근하게 됐다”며 “대역폭과 전력 효율이 중요한 데이터센터급 AI 시스템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공급업체의 AI 칩도 엔비디아 중심 데이터센터에서 쉽게 작동할 수 있게 되면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마벨로서도 이번 제휴는 의미가 크다. 마벨은 아마존 같은 클라우드 업체의 맞춤형 칩 설계를 지원해왔지만, 시장 존재감은 엔비디아에 크게 못 미쳤다. 대신 데이터센터 내부 연결망과 네트워크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블룸버그는 마벨이 최근 맞춤형 칩 설계 사업에서 잇단 수주를 확보했고, 강한 매출 성장 전망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빅테크의 올해 AI 인프라 투자액은 최소 6300억달러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칩을 넘어 네트워크·광통신으로 AI 데이터센터 주도권을 확장하고, 마벨은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성장 발판을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평가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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