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한달 소식 주민 목소리로 들려준다

2026-04-02 13:00:03 게재

구로구 읽어주는 소식지 ‘구로가 좋다’

초등생부터 60대까지 89명 몰려 성황

“읽어주는 게 중요해요.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이 유행일 때 200권 읽어주기에 동참했는데 아이들이 지금도 기억하더라고요.” “제 목소리로 전하는 소식을 주민들이 듣는다니 너무 의미 있어요. 소식지 제작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쁩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청 3층 구로방송국. 장인홍 구청장과 주민 김연희(42·구로3동)씨가 흡음·방음기와 마이크를 앞에 두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다. 소식지를 주민들 목소리로 읽어주는 ‘구로가 좋다’ 녹음을 위해 방송국을 찾은 김씨를 격려하기 위해 장 구청장이 방문한 참이다. 발달장애인 배상보험이며 느린학습자 지원센터 등 장애인 관련 정책 홍보까지 마친 구청장이 자리를 뜬 뒤 한달 소식을 김씨 목소리로 담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장인홍 구청장이 ‘읽어주는 소식지’ 녹음을 앞둔 주민 김연희씨를 응원하기 위해 구 방송국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구로구 제공

2일 구로구에 따르면 구는 매달 발행하는 소식지 ‘구로가 좋다’를 주민들 음성으로 녹음해 시각장애인과 고령자 등 정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지난달 시작했다. 지난 2023년부터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격차는 줄이기 위해 ‘읽어주는 소식지’를 제작해 왔는데 이웃들이 직접 구 소식을 들려줄 수 있도록 주민 참여형으로 전환했다. 구는 “보다 친근하고 편안하게 구 소식을 전달한다는 취지”라며 “재능기부로 동참할 주민을 공개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전문 성우가 아니라도 방송 경험이 없어도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주변에 있는 장비를 활용해 사전에 제공한 원고를 읽고 녹음해 제출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5명 모집에 89명이 몰렸다. 영화 ‘미나리’ 무장애판 녹화 당시 음성 봉사를 했던 주민부터 성우가 꿈인 소방관, 취업 준비를 위해 성우학원에 다녔던 청년 등이다. 아기 출산을 대비하며 태교처럼 구 소식을 읽어주고 싶다는 예비 엄마, 장애 인식 개선 전문 강사, 비대면 상담 업무를 하는 주민 등 초등학생부터 69세 노년층 주민까지 도전했다. 안내방송 경험이 있는 케이티엑스 승무원, 크레인 기사로 오랫동안 근무해온 주민 등 이색 경력자도 눈에 띈다.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 구로구지회 등이 심사에 참여해 블라인드 평가를 한 결과 10명이 최종 선발됐다. 구는 “당초 안내는 5명으로 했는데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목소리들이 좋아 10명까지 늘렸다”고 전했다.

김연희씨는 뇌병변·지적장애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던 경험을 살려 이웃들에게 소식을 들려주기로 했다. 그는 지난달 구로구보건소 대사증후군 전문관리센터, 주민안전보험, 꿈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오감쑥쑥 책놀이’ 등 소식을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김씨는 “뽑히고 나니 구로구 소식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며 “녹음 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중임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 구로구지회 실장은 ‘읽어주는 소식지 1호 독자’를 자처한다. 알림이 오자마자 확인하고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책과 사업을 회원들에게 바로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초 심사에도 참여해 더 애착이 간다”며 “노안이나 질병 합병증으로 인해 시력이 약해진 주민까지 소식지를 듣고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구로구는 연말까지 매달 한차례 읽어주는 소식지를 녹음하는 한편 재능기부에 나선 주민들과 상생할 방안을 찾고 있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주민 목소리가 담긴 소식지는 행정과 주민을 더 가깝게 잇는 소통 창구”라며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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