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일랜드 반도체공장 다시 인수

2026-04-02 13:00:02 게재

재무개선 뒤 승부수 본격화 2년 만에 CPU 회복 기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사모펀드 아폴로로부터 아일랜드 반도체 공장 지분을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재무 불안으로 핵심 자산을 내준 지 2년 만에 되찾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텔은 아일랜드 ‘팹 34’ 반도체 공장의 완전한 소유권 회복을 위해 140억달러 이상 투입을 발표했다.

인텔이 해당 시설 지분을 아폴로에 112억달러에 넘긴 것은 2024년 재무 압박이 극심했던 시기였다. 이후 인텔은 미 정부에 10% 지분을 이전하기로 합의했고,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로부터도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재무 체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시 거래가 회사에 “의미 있는 유연성”을 줬다면서, 지금은 더 강한 재무 기반과 개선된 재무 규율, 진화한 사업 전략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거래 발표 직후 인텔 주가는 장 초반 8% 급등했다.

인텔은 한때 재무·기술 양면에서 잇단 차질을 빚으며 미국 내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마지막 제조업체로서의 미래마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미 정부의 지분 투자 이후 주가는 두 배 가까이 반등했고, 이른바 ‘에이전틱 AI’ 업무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살아나면서 실적 기대감도 되살아났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실상 독주해 온 시장에서 인텔이 반사이익을 누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아폴로도 이번 거래에서 짭짤한 수익을 챙길 전망이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아폴로가 이번 거래에서 ‘10%대 초중반’ 수준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폴로는 최근 AB인베브, 에어프랑스-KLM, EDF 등 글로벌 대기업을 상대로 복합 금융 구조를 제공하며 영향력을 키워왔고, 자회사 아테네를 활용한 저비용 자금 조달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텔은 이번 재매입을 위해 60억달러가 넘는 신규 부채를 조달할 계획이다. FT는 아폴로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에 합작 형태로 자금을 대고, 해당 자산을 기업 재무제표 밖에 두는 방식으로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를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인텔 사례도 첨단 생산시설 현대화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이 같은 금융 설계가 작동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폴로의 잠시드 에흐사니 파트너는 이번 거래가 인텔의 첨단 제조 로드맵에서 중요한 분기점에 이뤄졌다며, 장기 전략 자본이 차세대 칩 기술 생산 가속화에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거래는 인텔이 생존을 위해 내줬던 핵심 생산 거점을 다시 품에 안으며, 재무 정상화와 첨단 제조 경쟁력 회복을 동시에 노리는 승부수로 평가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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