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견제, 수출길 막힌 뷰티 스타트업

2026-04-03 13:00:06 게재

코코드메르, 버블팩 수출 직전 샤넬측 상표 이의제기 … “타국 문제없어”

글로벌 패션기업 샤넬(Chanel)이 국내 뷰티 스타트업 유럽진출을 막아섰다. 샤넬 상표와 혼동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스타트업은 황당하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상표등록을 마쳤는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2일 김유민 코코드메르(COCODEMER) 대표는 “최근 샤넬의 법률대리 로펌(Banning)으로부터 상표권 침해 관련 공문을 보내 왔다”고 밝혔다.

코코드메르는 김 대표가 2025년 창업한 창업초기기업이다. 버블팩 미스트 영양크림 에멀전 썬크림 등 기초화장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코코드메르의 버블팩. 사진 코코드메르 제공

김 대표는 주력상품인 ‘버블팩’을 앞세워 국내보다 우선 해외진출을 추진했다. 버블팩은 기존 시트형 마스크팩과 달리 거품을 얼굴에 바르는 방식이다. 사용 편리성과 탁월한 피부관리 효과로 해외바이어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 ‘COCODEMER’ 상표등록을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는 작지만 첫 수출이 이뤄졌다. 현재 이집트 캐나다 파키스탄 인도 등과도 수출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유럽도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으로 진출할 계획으로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수출할 버블팩 1만개를 생산, 선적을 준비했다. 현지 바이어는 모델을 기용해 홍보영상 제작도 마쳤다.

선적 직전에 샤넬 로펌측에서 문제를 삼았다. 로펌은 “샤넬은 ‘COCO’의 정당한 권리자이며 해당 상표는 베네룩스 지역을 포함해 여러 국가에 등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로펌은 “코코드메르에 포함된 ‘COCO’는 시각적, 개념적으로 샤넬의 ‘COCO’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샤넬의 기존 상표와 혼동 가능성이 존재하고 소비자는 해당 제품이 샤넬 제품이거나 샤넬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로펌측은 “상표 출원에 대한 이의제기와 더불어 소송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샤넬이 로펌을 통해 주장하는 상표 ‘COCO’는 샤넬 창업자인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의 애칭(코코 샤넬)이다.

샤넬 로펌의 공문을 접수한 코코드메르는 수출을 중단했다. 분쟁해결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1만개 제품이 재고로 남았다. 가격으로는 4억원대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규모다.

김 대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러국가에서 이미 상표등록을 마쳤는데 샤넬측이 유독 유럽에서만 이의를 제기해서다.

특히 코코드메르는 인도양에 위치한 섬나라 세이셸공화국에서 자생하는 야자수의 거대한 열매(Coco de Mer)를 부르는 고유명사다. 김 대표는 “샤넬 측 코코브랜드와 관련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국내에서도 2023년 유사한 분쟁이 있었다. 당시 샤넬은 중소기업 브랜드 ‘코코도르’(cocod‘or)와 소송을 했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코코’(coco)와 ‘cocod‘or’가 유사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김 대표는 “법과 제도가 우리에게 유리하더라도 스타트업이 글로벌기업과 기나긴 분쟁을 할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한편 코코드메르의 버블팩은 쪽득한 거품이 피부와 빈틈없이 밀착돼 5초만에 피부탄력과 보습을 완성한다. 거품은 엑토인, 판테놀, 히알루론산 3종, 나이아신아마이드, 아데노신 , 선인장 추출물 등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시트형 마스크팩보다 효과가 크다”며 “한병에 100회 정도 바를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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