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과징금 소송’ 네이버 판례 해석 대립

2026-04-03 13:00:05 게재

서울고법서 1600억대 소송…공정위와 충돌

“알고리즘 재량 인정” vs “소비자 기만 입증”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 검색순위 조정 혐의를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최근 네이버 관련 대법원 판례의 적용 여부를 두고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면으로 대립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권순형 부장판사)는 2일 쿠팡 주식회사와 씨피엘비(자사제품 전문 납품 회사 CPLB)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 소송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사건은 공정위가 2024년 쿠팡이 PB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하고 임직원을 동원, 후기 작성을 유도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1628억원 과징금을 부과한 데서 비롯됐다. 쿠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쟁점은 지난 기일에 이어 대법원에서 내린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 사건 판결의 적용 여부였다.

쿠팡측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검색 알고리즘 설계·운영에는 사업자의 영업전략에 따른 재량이 인정된다”면서 대법원 판단을 근거로 들었다.

쿠팡은 이어 “검색순위 결과만으로 특정 상품의 우열이나 경쟁 제한 의도를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정위 처분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반면 공정위는 네이버 사건과 쿠팡 제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맞섰다. 공정위측 대리인은 “이 사건은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사건”이라며 “쿠팡은 알고리즘 변경뿐 아니라 특정 상품을 직접 상위에 배치하고, 임직원 체험단까지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또 “순위 상승과 매출 증가가 실제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위법이) 입증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도 네이버 판례와 이 사건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두 사건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해당 판례 법리가 이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초점을 맞춰 추가 서면을 제출해 달라”고 양측에 주문했다. 또 관련 형사사건을 처리한 서울동부지방검창청에 문서송부총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는 쿠팡·CPLB에서 임직원 체험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쿠팡측 증인인 그는 “PB상품은 출시 초기 소비자가 실사용 후기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임직원이 직접 체험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정위측은 임직원 동원 자체가 소비자 오인을 유도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행정 소송과 별개로 쿠팡은 직매입 상품과 PB상품 5만1300개 검색 순위를 임의로 지정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로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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